한국일보

앞사람과 소통을 잘하자

2014-12-05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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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권식 워싱턴여류수필가협회 후원이사

요즘은 너나 할 것 없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어 텍스트 메시지, 카톡 혹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SNS를 사용하면 안부를 묻고 몇 초 지나지 않아 소식을 듣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편리한 세상에 깊고 넓게 물들어 가는 신종 사회 병은 바로 손바라보기 소통의 시대가 되어버렸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병원이나 관공서 등에서 기다리는 동안 고개를 앞으로 숙이고 자신의 손을 바라보는 풍경을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식당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 가족인 듯 사람 넷이 와서 음식을 시키고 기다리는 중이나 식사를 하는 중에도 함께한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한 손엔 포크 등을 다른 한 손에는 스마트폰을 들고 손가락을 바삐 움직이면서 식사를 하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어느 한 모임에서 5명이 일일 여행을 하기로 하였다. 모이는 장소에서 만나 한 차로 떠나기로 했는데 출발하기에 앞서 함께 한 5명의 스마트폰을 트렁크에 넣자고 제안하였다. 어떤 사람은 자기는 비즈니스를 해야 해서 또 어떤 사람은 중요한 전화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다며 거부하였다. 비즈니스를 꼭 해야 한다거나 중요한 전화를 기다리는 사람이 어떻게 여행을 하겠느냐 하면서 그 두 사람에게 돌아가라고 권고 하였다. 하지만 매 2시간 마다 쉬면서 전화 확인을 하기로 하고 5명 모두 스마트폰을 트렁크에 넣고 출발하였다. 출발하자마자 전화기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 하였지만 함께 하는 사람에게 집중할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하면서 누군가 이야기를 시작하면 다른 사람들은 들어주다가 누군가 노래를 시작 하였다. 동요에서부터 뽕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노래를 함께 하면서 여행을 즐겼다. 첫 휴식 시간에 각자 전화기를 확인할 때 사람마다 다르기는 했지만 어떤 사람은 한 통의 전화도 없었다. “내가 이렇게 인기가 없었나?”라는 애교 섞인 푸념에 “여행을 위해 깔끔하게 일을 잘 처리해 놓아 그렇다”라는 칭찬으로 응답한다. 다시 출발하여 두 번째 휴식시간에는 전화기를 확인만 하고 전화기에 매달리는 사람은 없었다. 세 번째 휴식부터는 전화기를 까맣게 잊고 함께 한 사람들에게 집중하면서 서로의 깊이를 알아가는 그야말로 흥미롭고 행복한 여행이 되었다.
혁신적인 하이테크 발달로 인해 스마트폰과 SNS가 우리의 생활을 크게 바꾼 문화처럼 되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나 가족, 그리고 비즈니스를 위해 너무도 쉽게 안부나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도구가 된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소통을 방해하는 장벽이 된 것 또한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현실이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SNS를 통해 폭넓은 소통을 이룬다. 그러면서 점점 스마트폰에 종속되어 없으면 못 살 것 같다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요즘 시대에 많지는 않지만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들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소통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하지만 그들은 소통을 잘하기 위해 휴대폰을 가지지 않는다는 공통적인 이유를 설명하면서 정작 자신은 불편함이 없다고 주장한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른 것일까? 어떻게 하는 것이 소통을 잘하는 것일까? 정답은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있다.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서 스마트폰에 매달리고 있는 것은 예의가 부족한 것이다. 제발 스마트폰보다 앞에 있는 사람과 소통을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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