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년을 멋지게 살자

2014-11-29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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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주 워싱턴 문인회

어느새 2014년도 저물어 가며 12월 달력 한 장이 낡은 벽에 기대 서글프게 지난 세월을 뒤 돌아 보는 것 같다. 어제는 진종일 진눈개비까지 내려 을씨년스러웠다. 얼마 남지 않으면 또 새해 떡국과 함께 먹기 싫어도 한 살 더 먹는다. 해가 갈수록 늙는 게 서글프지만 늙을 수록 노년을 멋지게 살아야지 하는 생각을 가끔 할 때가 있다. 정말 어떻게 하면 석양에 물든 고운 노을 같이, 가을바람에 은발을 살랑거리는 억새꽃처럼 아름답게 여생을 살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내 나이 벌써 80을 넘은지 오래다. 늦게 이곳 미국으로 이민 온 후 20년 가까이 이런 일 저런 일 나름대로 봉사한다고 했다. 내가 하는 일이 좋고 재미있고 또 하고 난 후 돌아보면 보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는 어쩌지 못하는 것 같다. 환절기에 며칠 시름시름 혹독한 독감 몸살에 여러 날 시달렸다.
그러면서도 목도리를 감고 마스크를 하고 콜록콜록하면서도 약속한 일들은 소홀히 하지 않고 맡은 일은 기어이 하곤 했다. 그랬더니 식솔들이 안타까웠든지 아내는 물론, 아이들이 “아버지 이제는 그만하시고 좀 쉬세요”한다.
나는 이런 말을 들을 때면 혼자 속으로 ‘아직 멀었다. 좋아하는 일을 멈추면 멈추는 그날부터 몸과 마음이 망가진다’는 생각이 되려 굳게 마음에 내깔린다.
내가 갈 곳이 있다는 게, 아직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게, 그리고 아직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게, 여간 즐겁고 행복하지 않다. 물론 옛날과 같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내가 아직 건강한 생각과 건강한 육체를 움직이며 또 컴퓨터 자판을 두들이며 e메일을 주고 받는 형편이니, 이만하면 내 나이가 어때서 혼자 자신감도 갖게 된다.
더욱이 장수시대의 노인생활을 짜임새 있게 계획하고 영육간에 건강한 활동을 해야 품이 있고 멋진 노후생활을 건강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새로운 생활 5계를 내 새해의 삶의 계율로 정했다. 1. 영혼의 문제를 먼저 생각하자 2. 하루에 한 가지 작은 선이라도 행하자 3. 늙은이란 말을 듣지 말자 4. 자식에게 짐 되지 말자 5. 용모 단정하자.
거의 해마다 되풀이 되는 작심삼일의 다짐이지만 새해는 정말 더 멋지고 아름다운 노인상을 적립하며 살아 보려고 한다. 또 노년을 흉하게 하는 다섯 가지 독약이 있고, 멋있고 품위 있게 늙게 하는 다섯 가지 보약이 있다는 격언을 노년의 명심보감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불평, 의심, 낙심, 부정, 고집의 독약. 기도, 용서, 아량, 웃음, 베품의 보약.
어쨌든 노년의 생활을 아름답게 멋지게 살아가자. 비록 지팡이를 짚는다할지라도 마음의 척추를 곧게 세우고 눈높이를 높이고 노래도 부르며 높은 하늘을 바라보며 100년을 향해 멋지게! 멋지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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