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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최대 마술쇼 기대하세요 ”

2014-11-2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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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로드웨이 공연 ‘더 일루셔니스츠’ 출연 유호진씨

“10세 때 마술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 뒤 오직 세계 최고의 마술사가 되는 꿈만을 꿔왔다” 는 한국을 대표하는 차세대 마술사 유호진(23·사진)씨.

이달 26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맨하탄 타임스스퀘어 소재 ‘매리엇 마퀴즈 극장(Marriott Marquis Theatre)’에서 6주간 펼쳐지는 지상 최대의 마술쇼 ‘더 일루셔니스츠(The Illusionists)’를 통해 뉴욕 관객을 만나는 유씨는 세계최고 마술사 7명으로 구성된 출연진 중 유일한 아시안이다.

첫 공연을 앞둔 24일 무대설치로 분주한 극장을 찾은 유씨는 "한국 마술사로는 처음으로 세계 공연예술의 중심인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라서게 돼 무척 흥분된다"며 "뉴욕 관객들에게 ‘최고의 순간’을 선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마술공연으로는 데이비드 카퍼필드 이후 20년 만에 브로드웨이에 오르는 이번 ‘더 일루셔니스츠’ 쇼에는 스테이지, 팔러, 클로즈업, 스트리트 매직으로 구분된 각 마술 장르의 최고 실력자들이 각기 다른 7개의 캐릭터로 등장한다. 유씨는 이중 ‘더 매니퓰레이터(The Manipulator)’로 등장해 손 기술만을 이용한 환상의 매직쇼를 펼칠 예정이다.

유씨는 2012년 열린 세계마술올림픽(FISM)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스테이지 부분 ‘그랑프리’를 수상한 뒤 올해 마술계의 아카데미인 ‘전미 매직 캐슬 마술예술학회’에서 최연소 수상자이자 한국인 최초로 ‘올해의 마술사’ 상을 거머쥐며 일약 세계 마술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특히 유씨의 매니플레이션(손 마술) 공연은 마술을 예술의 경지로 이끌었다는 평까지 얻어냈다.

"한 살 터울인 동네 형의 빈손에서 카드가 나타나는 마술을 본 뒤 마술사가 되고자 맘먹었다"는 유씨는 "그후 각종 마술 관련 책과 도구 등을 사 모으면서 부모의 속을 태웠다"며 "결국 어린 아들의 열정을 이기지 못한 부모님이 한국마술협회가 운영하는 마술학원에 등록시켜주며 15세 때 미술계에 정식 입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 최초의 여자마술사 정은선 한국마술협회장을 스승으로 맞은 유씨는 청소와 빨래를 도맡아 하는 등 마치 무협지에나 등장하는 입문과정을 거치며 점차 진짜 마술사로 성장해 나갔다고.

19세가 될 때까지 마술대회에 십여 차례 출전해 계속 고배를 마셨으나 2010년 대만국제마술대회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승승장구하기 시작해 ‘FISM’의 그랑프리까지 거머쥐었다.

유씨는 "매번 대회에서 탈락하면서도 무대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너무 행복했었는데 어느덧 세계최고 마술사들이 겨루는 무대에 올라 심사위원들의 기립박수를 받고 있었다"며 "꿈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일찍 이뤄진 꿈은 시련도 일찍 불러들였다. 지난해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마술 공연회사’를 차렸던 유씨는 사업실패와 함께 빚도 떠안게 됐다. 유씨는 "너무 일찍 찾아온 성공에 자만했었다"며 "값 비싼 수업료를 지불한 뒤 인생의 참된 가치를 깨닫고 새로운 꿈을 품게 됐다"고 말했다.

유씨는 "마술을 하며 얻는 가장 큰 기쁨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행복한 기억들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그 기억의 흔적들이 바로 우리가 내일을 살아가는 힘과 용기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씨는 앞으로 재능기부를 통한 자선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연문의: 877-250-2929 ▲예매: www.ticketmaster.com <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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