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단 목화‘템페스트’뉴욕공연 앞둔 오태석 연출가
“극단 목화의 ‘템페스트’는 세익스피어가 마지막으로 남긴 이탈리아 나폴리, 밀나노 배경의 희곡을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신라와 가락국의 이야기로 다시 풀어낸 작품입니다. 우리 한국인들이 셰익스피어에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이달 20일부터 23일까지 맨하탄 이스트 빌리지에 위치한 ‘라마마’ 극장에서 연극 ‘템페스트(Tempest)’를 공연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한 한국 연극계의 거인이자 극단 ‘목화’의 수장 오태석(74·사진) 연출가.
극단 목화는 뉴욕에서도 가장 유서 깊은 극장으로 꼽히는 라마마 극장이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을 맞아 기획한 ‘템페스트 페스티벌 시리즈’에 브로드웨이 ‘창작 뮤지컬 템페스트’, 이탈리아 ‘벨라 템페스트’와 함께 초청받아 뉴욕 관객을 만나게 됐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단원들과 극장을 맞아 무대준비에 여념이 없는 오 연출가의 얼굴에서 비록 세월을 비껴가지는 못했으나 거장의 열정은 아직 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1975년 내가 직접 쓴 연극 ‘태’가 이 극장에 걸린지 꼭 40년 만에 다시 찾게 돼 무척 감명 깊다"는 오 연출가는 "뉴욕의 연극계 특히 이 라마마 극장은 세계적으로 실험극의 본산지로 유명하다. 뉴욕의 관객들이 보다 진보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만큼 우리 연극에 대한 반응이 무척 기대된다"고 말했다.
극단 목화의 ‘템페스트’는 2011년 세계 최대의 예술 공연 축제이면서도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영국의 ‘에딘버러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돼 ‘헤럴드 엔젤 상’을 수상하는 등 찬사를 받았다.
오 연출가 특유의 생략과 비약, 의외성과 즉흥성이 백중놀이, 만담, 씻김굿 등의 전통볼거리와 어우러지며 역동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극을 만들어냈다. 특히 셰익스피어 극의 대사들이 지닌 시적 울림을 우리말 특유의 운율을 이용해 한국식으로 완벽히 표현해 냈다는 평을 얻었다.
오 연출가는 "당시 영국 언론들이 ‘셰익스피어도 좋아할 만한 작품’으로 평가 하더라"며 "아마 원작이 지닌 이야기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셰익스피어의 세계를 더 확장한 것을 좋게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탁월한 표현력의 언어와 극적인 역사적 배경은 한국에 창작 연극이 발전할 수 있는 최고의 토양을 만들어 주고 있다"고 강조한 오 연출가는 "이곳 뉴욕에서도 한국 연극에 대한 진정한 가치가를 인정받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오 연출가는 "연극은 매너리즘에 빠져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삶의 이유를 찾을 수 있도록 잠시 쉬었다 가는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극장을 찾아 잊고 살았던 소중한 가치가 뭔지 생각해보고 돌아갔으면 좋겠다. 우리는 그 순간이 보다 의미 있게 빛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뿐이다"고 말했다. ▲공연문의: 212-254-6468 ▲티켓예매: www.lamama.org <천지훈 기자> A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