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위대한 미국 사회

2014-11-15 (토) 12:00:00
크게 작게

▶ 이영묵 전 워싱턴 문인회장

지난 화요일 선거가 끝난 다음날 H라는 후배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아마도 그동안 나와 만나서 대화를 나누면서 내가 민주당에 호의적이라고 생각을 했던 듯 싶었고,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한 것이 아쉬웠는지 넋두리 같은 말을 쏟아 냈다. “도대체 국가를 제대로 움직여 가려면 세금을 걷어야지요. 세금을 안 올리겠다는 공약을 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것이 말이 됩니까, 지금 경제와 취업에 불만을 갖는다니 이해가 안됩니다. 공화당 부시가 물려준 경제 파탄을 개선하지 않았습니까, 결국 불만의 핵심은 경제가 아니라 빈부격차가 문제일진데, 빈부격차가 공화당이 되면 더 더욱 벌어질 터 인데 그것도 모르고 있으니 참 답답합니다.” “그리고 말입니다. 지구상에 모든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공해 문제에 대해서 중국과 함께 나 몰라라 하는 당이 공화당 아니겠습니까, 또 총기 규제 해야죠. 그런데 공화당이 이 문제 해결 하겠습니까, 그리고 인류 과학 발전에 앞장 서야할 미국이 학교에서 진화론 은 안된다. 창조론이다 하는 사람들을 바탕으로 하는 정당인 것도 문제이겠죠”
나 개인적으로는 H후배가 말하는 것에 긍정적이었다. 비록 민주당이 동성애 옹호를 하는 것이 못마땅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긴 안목으로 보아서 소수 민족 문제, 인권 문제 등 역시 나는 민주당의 정치 철학에 호의적이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 결혼식장에 가서 결혼식후 가진 만찬자리에 메릴랜드에서 한인 단체장을 지녔던 두 분과 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다. 이 분들은 이번 선거에서 정당에 관계없이 자신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정치헌금 등 일정의 역할도 했는듯 싶었고, 그래서 그 결과에 아주 자랑스럽고 만족하는 듯 했다.
생각해보니 큰 틀에서 민주당의 패배가 아쉬웠지만, 이번 선거에서 한국계 미국인인 나로서 한국계 유권자의 표의 값이 무시할 수 없게 된 것이 큰 수확인 것 같았고, 또 이제부터 한국계 정치인들이 직접 정치 현장에서 선두에 서고, 한국계의 목소리가 커진 것이 큰 수확인 것 같았다. 앞으로 그분들이 한국계만이 아니라 미국을 위하여 노력을 해야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오늘날에 이 결과가 가능한 것이 한국계 시민들의 노력의 결과이겠지만 그 보다 이 다양한 생각들을 모두 안고, 포용하고, 받아드리고 굴러가는 미국이란 사회가 위대한 사회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내가 이러한 이야기를 늘어 놓은 이유가 있다. 나는 가끔 미국이라는 나라를 악의 축이라고 떠들어대는 사람들을 본다. 그럴 때 마다 나는 혼자 생각을 해 본다. 그러한 사람들 중에는 정말 미국을 악의 화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고, 세인의 관심을 끌고 싶어 돈키호테 처럼 나서는 사람도 있겠고, ‘나 북한산 용성맥주 워싱턴 총판이라도 달라’고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도 있겠고, “나 좀 북한에 초청 좀 해주쇼. 앞으로 워싱턴 지역 대표라는 감투도 주고 말이오” 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나는 그러한 분들에게 이렇게 이야기 해 주고 싶다. “당신의 돌출 행동도 받아들이고 이해하려고 애쓰는 그러한 사람들의 미국은 정말 위대한 나라요 사회 이외다. 그러한 이해 속에서 당신이 이러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감사하고 좋은 구성원이 되길 바라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