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00만달러에 뉴욕 경매 낙찰… 양산 든 여인 100여년만에 세상으로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봄’.
지난주 억만장자 제롤드 페렌치오가 LA카운티 뮤지엄에 5억달러 가치의 유명화가 작품들을 기증한 ‘사건’에 가려 조용히 지나간 미술계의 빅뉴스가 있다.
게티 미술관이 19세기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1832-1883)의 ‘봄’(Le Printemps)을 지난 5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6,500만달러에 사들인 것이다.
경매 추정가 2,500만∼3,500만달러를 훨씬 웃도는 가격에 낙찰되면서 2010년 세워진 종전 마네 작품 최고가(3,320만달러)를 경신한 이 작품은 마네가 1881년 그린 파리의 유명 여배우 잔느 드마르시가 꽃무늬 드레스와 보네트로 멋을 내고 양산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매혹적인 여인의 옆모습이 화면을 꽉 채운 구성과 마네 특유의 붓 터치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1882년 파리 살롱전에서 전시된 후 한 세기 넘게 한 가족이 소장해 오다가 이번에 처음 세상에 나왔다.
마네는 ‘풀밭 위의 식사’나 ‘올랭피아’ 등 늘 문제작을 내놓아 번번이 살롱전에 낙선한 것은 물론 기성 화단의 비난을 받곤 했는데 이 그림은 마네의 특징인 모더니티가 엿보이면서도 그의 작품 중 가장 성공적이며 아름다운 걸작으로 꼽힌다.
마네는 파리의 패셔너블한 여인들을 모델로 4계절의 그림을 그리려고 계획했으나 봄과 가을 두 작품을 남긴 후 세상을 떠났다. 가을 그림은 1881년 자신의 연인을 그린 ‘메리 로랑의 초상’으로 낭시에 있는 보자르 뮤지엄이 소장하고 있다.
티머시 팟츠 게티 미술관 관장은 “’봄’은 마네의 살롱시대 작품 중 개인이 소장하고 있던 마지막 작품이자 마네의 걸작 중 하나로 널리 인정받는 작품”이라면서 “게티 미술관의 회화 소장품 중 가장 상징적인 작품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현재 게티가 소장하고 있는 마네 작품은 오일페인팅 ‘마담 브뤼네의 초상’과 ‘깃발로 장식된 모스니에 거리’, 수채화 ‘투우’, 그리고 지난 5월 구입한 파스텔화 ‘로쉬누아르의 쥘리앙의 초상’ 등 4점이다.
<정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