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MBC도 자랑스런 한인교회입니다”

2014-09-25 (목)
크게 작게

▶ 맥클린바이블쳐치 고순선 전도훈련 디렉터 인터뷰

버지니아 루트 7 선상에 위치한 맥클린바이블쳐치(MBC)는 한인사회에도 잘 알려진 미국 교회다. 성도가 1만2,000여명에 이르는 초대형 교회라 그렇기도 하지만 최근 한인 크리스천들이 적지 않게 출석하면서 관심이 더욱 몰리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700-800명은 될 걸요.” 고순선 전도사의 설명이다.
2005년부터 MBC를 다니기 시작했다는 고 전도사는 현재 전도훈련 디렉터로 섬기고 있다. 한인만 담당하는 게 아니라 전 성도들이 대상이다. 고 전도사는 “MBC는 ‘다문화’ 교회라기 보다 ‘인터내셔널’ 교회로 봐야 맞다”고 부연해 말했다.
굳이 ‘multi-cultural’과 ‘international’을 구분해 말하는 이유가 있다. 다인종이라는 면에서는 비슷해 보이지만 ‘하나의 공동체’라는 구조적 특성을 더 강조하기 위해서다. 즉 한 교회 안에 다양한 소수계 그룹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게 아니라 ‘MBC’라고 하는 큰 우산 아래 많은 소수계 민족들이 모여 ‘함께 어울리는 한 가족’을 이루고 있다는 의미다.
고 전도사는 “약 3년 전부터 이런 변화가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적게는 60%, 많게는 70% 정도가 소수계 성도라면 이제는 더 이상 백인교회가 아닌 셈이다. 담임 론 솔로몬 목사가 얼마 전 설교에서 “요즘은 백인 교우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농담반 진담반 말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고 전도사는 “과거 적당한 한인교회를 찾지 못해 MBC를 나오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MBC를 ‘내 교회’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한인 성도들이 많아졌다는 이야기다. 한국어로 진행되는 소그룹이나 교육 프로그램이 따로 없어도 그렇다. 또 영어가 편리한 1.5세나 2세만 나오는 게 아니고 가족 단위로 많이 출석한다. 뛰어난 시설, 훌륭한 프로그램을 보고 자녀 신앙교육 차원에서 MBC를 선택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영어가 서툰 1세들 가운데서도 “우리 솔로몬 목사”하며 모교회에 애착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편리와 유익을 넘어 한인들에게도 영적으로 관통하는 게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화다.
고 전도사가 MBC 스탭으로 일하게 된 것은 처음에 MBC에 잘 적응을 못하는 한인 성도들을 도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면서였다. ‘간사’로의 역할 정도였는데 점차 다른 민족까지 맡게 됐고 지금은 한인 등 소수계가 다수가 되면서 사역의 비중은 크게 달라졌다. 매 주일 설교를 한국어로 통역하고 있고 교재의 한국어 번역도 고 전도사의 몫이다. 한인 성도들이 자연스럽게 교회 소그룹에 참여하도록 길을 안내해주며 정착을 돕는 일은 가장 중요한 사역이다. 과거 일 년에 한 번 정도 ‘한국인의 밤’이 있었으나 지금은 없어졌다. 필요성이 희석됐기 때문이다.
고 전도사는 백인 교회가 다인종 교회로 무리 없이 변화될 수 있었던 이유로 솔로몬 목사의 영적 파워와 리더십을 꼽았다. 결국 커뮤니티의 인종 구성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내다 본 지도자의 역량이 여섯 개의 지교회를 가진 MBC로 성장시키는 핵심 동력이었다.
MBC로 고 전도사를 부르신 하나님의 뜻도 각별했다. 워싱턴지구촌교회에 출석할 당시 “많은 민족을 여한 없이 섬길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하나님은 MBC로 부르셨다. 고 전도사는 “내가 이렇게 많은 복을 누려도 되나 하고 가끔 생각한다”며 “MBC가 인터내셔널 교회로 바뀐 것처럼 지도자 그룹도 백인 일색을 탈피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이병한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