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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금리 하락 이유와 증시 현황

2014-08-1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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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마스 박 경제닷컴

▶ 경제닷컴 대표

작년 말에 3%까지 올라섰던 10년 국채 수익률이 2.4%까지 내려앉았다. 일 년 전만 해도 증권 전문가들은 장기금리가 바닥을 치고 2014년 후반기까지 3.5%에서 4% 정도로 오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채권 펀드를 피하라고 경고했었다.

그런데 2014년 증시 오픈 첫 날부터 장기 채권시세가 오르면서 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하여 지금 레벨에 도착한 것이다. 그것은 금년 후반기 경제성장이 급증세로 전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월스트릿의 낙관론과는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는 행보다.

독일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새해 첫 날 2%선에 있었던 독일의 장기금리는 현재 절반 수준인 1%를 육박하고 있다.


이자율이라는 것은 양날을 가진 칼과 같다.

낮은 금리는 정부, 기업, 소비자들로 하여금 돈을 싼 값에 빌릴 수 있게 해 줌으로써 지출과 투자를 부양시킬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되기 때문에 언뜻 생각하면 향후 자산시세 상승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최근 몇 주 동안 미국과 독일의 장기금리가 본격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유럽과 독일의 주식이 하향세로 돌아섰다.

지난 달 초만 해도 금년에 7.5% 상승했던 S&P 500 Index가 지난 목요일 마감가를 기준하여 상승폭이 3.3%로 줄어들었다. 5% 상승으로 미국을 따라 오던 독일의 DAX 지수는 아예 마이너스 5.3%로 주저앉았다. 독일은 현재 10%가 넘는 조정국면에 놓였다.

미국의 소형주가 지수는 금년에 마이너스 3% 하락했고, 미국 최고 우량주 30개 주가를 평균하는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마이너스 1%로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지난 7개월 동안 열심히 올려놓은 시세가 한 달만에 제자리로 내려앉은 것이다.

최근에 나온 경제 데이터들은 그야말로 획기적이다.

2ㆍ4분기 GDP가 전문가들의 기대치였던 3%를 크게 뛰어 넘은 4% 성장으로 발표되었고 제조업과 비제조업 경기지수 또한 서브프라임 이전 수준으로 뛰어 올랐으며 소비자 신념지수도 마찬가지로 크게 올라섰다.

고용지표 또한 전문가들의 기대치를 상회한 것으로 발표되었고 임금 상승률도 2% 선으로 올라섬으로써 3개월 앞으로 다가선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을 유리한 고지에 올려주고 있다.


그처럼 경제가 좋아지고 물가도 오르고 있다는데 어찌하여 이자율이 떨어지고 주식이 급락하는 것일까. 채권과 주식시장이 경제 지표들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자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현재 돌아가고 있는 글로벌 경제 상황과 걸맞은 대표적인 이유를 몇 가지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 째는 선진국 경제의 슬로다운이다.

지난주 이탈리아가 불경기(recession)로 진입했고 유로지역의 물가가 떨어지고 있다. 잘나가던 유로 대비 달러가 급락세로 돌아섰고 중국 경제의 낙관으로 상승세를 보여 왔던 오스트레일리아 달러도 하향세로 전환했다. 지난주에 발표되었던 호주의 실업률은 12년 최고치였다.

선거철을 앞두고 미국 정부 기관들이 내놓고 있는 경제지표들은 성장세를 가리키고 있다고는 하나 체감경제와는 동떨어져 가고 있는 분위기다.

둘째 이유는 글로벌 리스크의 엄습이다.

이라크, 우크라이나, 러시아, 이스라엘, 중국 등을 둘러싸고 무력적, 경제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 제 3국들의 채권 디폴트 소식이 지면을 채우고 있다. 게다가 BRICS 국가들은 새로운 무역/화폐 동맹을 맺어가면서 달러 기축통화 구조에 정면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그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는 돈이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서 탈출하여 안전자산으로 피신하게 된다. 미국, 독일의 국채와 금은 세상이 어지럽고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시기에 대표적인 은신처로 간주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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