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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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을 둔 부모가 극복해야 할 일 (2)

2014-08-1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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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자녀가 자폐스펙트럼장애라는 진단을 받게 된 부모들은 매우 당황하고 혼란에 빠지기 쉽다. 특히 출산 후 아이가 신체적으로 아무런 결함 없이 자란 경우에는, 아이에게 자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믿기조차 힘들고 왜 이런 일이 나와 나의 아이에게 일어났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한 부모는 아이의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을 처음 소아과 정신의로부터 듣고 집에 와서 한참을 울었던 이유를 이렇게 표현한다.

"의사선생님이 아이에게 자폐가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병원에서 들었을 때는 생각보다 담담했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집에 와 아이를 재우고 나는데 눈물이 쏟아지더라구요. 왜 그렇게 눈물이 나왔을까를 생각해 보니까 자폐 진단을 받기 이전에 내가 생각하고, 바라고, 나름대로 꿈꾸어 왔던 내 아이의 모습들을 가슴에 묻고 이제부터는 자폐라는 장애를 가진 아이의 모습에 맞추어 키워야 하는데, 그것이 꼭 진단을 받기 전의 내 아이를 멀리 멀리 보내는 것만 같아서였던 것 같아요. 아이의 미래는 아무도 모르지만 자폐라는 진단을 받고 나니 앞으로 내 아이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알 수가 없어 자신이 없어지고 두려웠습니다."


부모를 비롯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을 주위에 두고 있는 사람들은 하루하루 심신이 녹초가 되어버리고 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증상이나 문제행동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이 있으므로 부모는 더욱 힘을 내서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기억하고 실행해야 할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있다.

첫째로, 아이의 발달 정도와 상태에 맞추어 대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인내 또 인내라는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아이에게 너무 어려운 일이나 쉽게 하지 못할 일에 도전하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쉽고 가능한 것을 찾아내어 부모가 아이와 함께 해내고 이루어 낸 성과에 대하여 함께 기뻐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로, 아이가 신경질적이거나 기분이 안 좋을 때는 꾸짖거나 때리지 말고, 차분해질 때까지 끌어 안아주거나 조금 떨어져서 조용해질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좋다. 안정된 상태이거나 뭔가 잘 될 것 같은 때에 아이가 한 가지라도 철저하게 이해하고 수행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부모는 "끈질긴 것이 이기는 것이다"라는 마음으로 힘을 내야하며,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하나하나 늘려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셋째로, 부모는 자녀를 대하는 태도에 일관성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제일 바람직하지 못한 것은 부모 스스로가 잘 알지 못하면서 누군가 "매를 때리면 좋다" 라든가, "심리적인 충격요법이 좋을 거야"라는 말을 듣고 그것을 무분별하게 따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을 둔 부모들은 아무리 어렵고 피곤하더라도 서로를 위로하고 존중하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자폐스펙트럼이 일생 동안 지속되는 장애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이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부모들은 오랜 시간 동안 같은 어려움을 공유하고 같은 희망을 바라보며 힘을 내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들이 서로 간에 감정을 상하는 이야기는 되도록 삼가고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원활한 관계를 지속해가다 보면, 서로에게 더할 나위 없는 친구가 되기도 하고 더 나아가서는 장애가 있는 각자의 아이들을 위한 최고의 정보처가 되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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