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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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허드슨 카운티 프렙 고교 9학년 서윤진 양

2014-08-0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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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사알.자부심 쑥쑥 커졌죠”

남다른 한국사랑 교내 ‘한국전도사’ 역할
“분단상황 직접 피부로 느껴...평화통일 기원 ”

뿌리교육재단을 통해 제15차 모국방문 프로그램에 참가한 서윤진(15·사진)양.

인천공항에 도착한 후 숙소가 마련된 세종시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서양은 긴 비행에 지쳐 곧바로 잠에 빠진 다른 친구들과 달리 눈을 붙이지 않았다. 홀로 눈을 뜬 채 창밖의 풍경을 구경하던 서양의 모습이 신기했던 프로그램 관계자가 ‘피곤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서양은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태어난 나라,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어요. 짧은 시간이 아깝잖아요.”
뉴저지 저지시티 소재 특목고인 허드슨 카운티 프렙 고등학교(9학년)에 재학 중인 서양은 이처럼 이번 모국방문에 거는 기대가 상당했다. 서양은 “부모님이 모두 미국에 계신 상황에서 굳이 한국을 찾을 이유가 없는데 이런 모국방문 프로그램이 있어 감사하다”며 “남은 기간 열심히 한국을 배우고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서양의 한국사랑은 ‘뿌리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내가 어디에서 온 것일까, 내가 어떻게 이 땅에 살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자연스럽게 모국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자신의 뿌리인 한국이 알면 알수록 대단한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됐다는 설명이다.

서양은 “한국은 경제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고, 스포츠계에서도 다른 여러 나라를 압도하는 힘이 있다”며 “자연적으로도 매우 아름다운 나라”라고 한국 예찬론을 펼쳤다.

자연스럽게 서양과 한 학교에 다니는 허드슨 카운티 프렙의 타인종 친구들 역시 자연스럽게 한국의 매력에 서서히 빠져들고 있다. “친구들에게 한국음식 소개는 물론이고, 다양한 케이팝(K-pop) 노래를 친구들과 나누면서 친해졌어요. 사람들은 제게 한국문화 전도사라고 부르기도 하지요.(웃음)”

모국방문 프로그램에서 서양에게 가장 의미 있던 방문지는 북한 개성과 가까운 도라산 전망대. 불과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멀지만 가까운 우리의 핏줄이 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서양은 설명했다. 특히 개성을 거쳐 평양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멀리는 유럽까지 횡단할 수 있는 유라시아 열차가 도라산역을 출발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듣자, “하루 빨리 그런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양은 “남북의 분단상황을 피부로 느낄 수 있던 시간이었다”면서 “평화가 찾아와 모두가 행복한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허드슨 카운티 프렙에서 과학을 전공 중인 서양의 꿈은 동물을 연구하는 생물학자가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서양은 이번 모국방문 프로그램에서도 종종 한국의 야생동물에 많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서양에게 한국에 오니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다. 이 같은 질문에 서양은 아주 짧고, 간결하게 대답했다. “마음이 편해요. 집이잖아요.”
<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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