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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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패스캑 벨리 고등학교 12학년 문세진양

2014-07-2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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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사의 기쁨, 오히려 내겐 행운

▶ 여름방학 장애인 센터 봉사하며 감사하는 법 깨달아

“장애인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며 봉사의 기쁨과 일상에 항상 감사하는 법을 배우게 됐어요.”

뉴저지 패스캑 벨리 고등학교 12학년에 진학하는 문세진(영어명 재클린·17·사진) 양은 이번 여름방학부터 시작하게 된 리지우드 장애인 센터에서의 봉사활동을 ‘행운의 기회’라고 표현했다.

하루 종일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부축하며 식사도 챙기고 말동무도 되어주는 일이 때론 힘에 부치기도 하지만 외로움과 소외를 느끼든 이들에게 작은 희망을 전달해주고 있다는 소중한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절 바라보는 장애인들의 진심어린 눈동자를 바라볼 때면 이 사람들이 날 정말로 필요로 하는 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뿌듯함으로 가슴이 벅차오른다"는 문양은 이전에도 청사초롱 무용단의 일원으로 해마다 양로원을 방문, 한인노인들을 위로공연 등을 펼쳐온 탓에 봉사의 참맛을 이미 알고 있던 터였다.

9세가 되던 해 한 살 터울의 언니 손을 붙들고 찾은 청사초롱 무용단에서 장고춤, 북춤, 부채춤, 가야금 등을 배우며 한국의 전통문화와 예절 등을 몸에 익혔다. 덕분에 한국에서 자란 아이들 못지않게 어른을 공경하고 성실히 책임을 다하는 법부터 배우게 됐다.

오랜 시간 동안 문양을 가르친 이송희 청사초롱 무용단장은 "세진이는 무용에 대한 센스도 뛰어났지만 무엇보다 돋보인 것은 남다른 책임감과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었다고 회상했다. 누구보다 연습에 열중했으며 친구들이 모두 떠난 뒤에도 마지막에 홀로 남아 뒷정리를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고.

이 같은 꾸준함과 바른 태도는 문양에게 많은 상들을 안겨주었다. 지난 2006년 전미주 한국전통국악 경연대회의 장려상을 시작으로 이듬해에는 우수상, 2008년과 2009년에는 최우수상을 각각 수상했다. 무용단 안에서도 문양의 춤사위는 더욱 돋보여 미전역 각지에서 실시한 큰 공연에서 솔로무대를 선보이며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기도 했다.

학교에서도 특유의 성실성이 그대로 이어져 우수한 성과들을 거두고 있다. 2012년에는 모범적인 학교생활 등을 인정받아 뉴저지주하원으로부터 선포문을 수상했다. 올해는 ‘내셔널 아너 소사이어티’와 ‘내셔널 사이언스 아너 소사이어티’에 잇달아 멤버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또 지난 5월에는 ‘로터리 청소년 지도자 상’까지 수상했다.

어린 시절부터 춤과 무용으로 감수성을 연마해서인지 남다른 예술적 감각도 자랑하고 있다. 특히 미술에서 소질을 발휘해 2011년 홀드럼 중학교 8학년 시절 교내 미술상을 독차지 했으며 버겐카운티 커뮤니티 아트쇼에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올해 4월에는 몬트클러에 주립대학교에서 주최한 ‘영화제’에 연출작을 출품해 1등상을 수상하는 등 다재다능한 면모를 과시했다.

남은 고교시절 동안 최선을 다해 예일, 하버드, 콜럽비아 등 미 동부일대 명문대에 진학한 뒤 "몸이 불편하고 불우한 이웃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문양은 아버지 문현성씨와 어머니 조유리씨 사이의 3녀 중 둘째이다. <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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