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미 354개관 상영 영화 ‘설국열차’ 봉준호 감독
‘괴물’, ‘마더’에 이어 ‘설국열차’로 미국의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봉준호 감독(사진).
CJ E&M에 따르면 지난 6월27일 뉴욕을 비롯 북미 지역 8개관에서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SF 인류생존기차 영화 ‘설국열차’(Snowpiercer)는 개봉 일주일만에 250개 상영관에서 확대 상영된 후 지난 11일부터 상영관이 354개관으로 늘어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미국에서도 통하는 영화인 셈이다.
’설국열차’에 대해 USA투데이는 "초현대적 액션 스릴러와 지적인 예술 영화의 본질을 완벽하게 조합해 낸 작품“이라고 평했고 뉴욕타임스는 "설국열차’는 비현실적인 전제에서 출발하고 있지만, 현실과의 관련성이 풍부하다"며 "여름 휴가철 영화 관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영화"라고 호평하는 등 유력 일간지 뿐 아니라 ‘버라이어티’ 등 영화·연예 전문지들도 일제히 ‘설국열차’에 대한 긍정적인 리뷰를 게재했다. 텍사스 시사회 때는 400명이 기차를 타고 야외 영화관에서 설국열차를 관람할 만큼 팬들이 열광한 이 영화는 도대체 어떤 영화일까.
크리스 에반스와 틸다 스윈튼 등 할리웃 실력파 배우들이 송강호, 고아성과 같은 한국 배우들과 함께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이들 배우의 독특한 캐릭터들은 시종일관 기차가 달리는 동안 관객들의 시선을 고정시킨다.
기상 이변으로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지구. 살아남은 사람들을 태운 기차 한 대가 끝없이 궤도를 달리고 있다. 춥고 배고픈 사람들이 바글대는 빈민굴 같은 맨 뒤쪽의 꼬리칸, 그리고 선택된 사람들이 술과 마약까지 즐기며 호화로운 객실을 뒹굴고 있는 앞쪽칸. 열차 안의 세상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봉준호 감독은 뉴욕 방문동안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영화에 등장시킨 열차는 인간세상으로 우리 사회와 같은 ‘달리는 세상’이라고 표현했다. 봉 감독은 “사회안 시스템을 유지하려는 자와 시스템을 바꾸려는 자, 시스템 밖으로 나가려는 자 등 3가지 유형의 인간을 그려냈다”고 말한다.
특히 영화에서 열차 2인자 총리 메이슨 역을 맡아, 우스꽝스러운 커다란 안경과 가발, 들창코 분장을 하고 독특한 액센트를 사용하는 등 색다른 악역 연기로 영화에 힘을 실어준 틸다 스윈튼에 대해 봉 감독은 “시나리오를 집필할 때부터 염두해 둘 만큼 캐릭터가 있는 배우”라고 칭송했다.
또한 이 영화에서 긴 세월을 준비해 폭동을 일으키는 꼬리칸의 젊은 지도자 커티스역의 크리스 에반스의 강력하고 심장 뛰는 액션도 놓칠 수 없다. 반란과 폭동, 이를 진압하려는 앞쪽칸의 폭정 등 열차에서 벌어진 모든 사건들이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예고된 것임을 알려주는 반전 또한 영화를 관객들의 뇌리에 박히게 한다.
‘설국열차’와 동시 개봉한 할리웃 대작 ‘트랜스포머’와 관련 봉 감독은 “흥행 면에서는 부담이 되지만 리뷰는 설국열차가 트랜스포머보다 7~8배는 좋아, 평단은 우리 편“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진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