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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현황-미국과 신흥국 비교

2014-04-2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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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마스 박 알기 쉬운 경제

▶ CEO & Investment Manager iMacro LLC

최근에 우연하게 한인 주부들이 모여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그곳에 마련된 주식대화방이 꽤나 활발해 보여 주부들이 남겨놓은 글들을 읽어 보게 되었다.

대부분의 대화가 주가의 등락과 위험성이 큰 주식들을 위주로 이뤄지고 있었다. 그런 주식들의 거래는 대체로 고수들에게 해당되는데, 그들의 대화를 비춰봤을 때는 대부분이 주식 초보 주부들로 짐작됐다. 마치 살얼음판을 걸어가는 기분이었다.

인터넷 대화방에서 주식 이야기가 활발해지기 시작하면 모멘텀 위주의 주식들의 상승세가 끝나감을 예고하고 일반인들이 돈을 끌어다가 주식을 사기 시작하면 주식시장 전반에 문제가 생겼음을 예고한다. 한때 모멘텀이 좋았던 주식에 잘못 물리면 시장 전체의 상승세가 계속되어도 내가 가지고 있는 주식은 계속 내려가다가 결국은 포트폴리오 자체가 망가져 버리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미국 주식시장은 2009년 3월의 바닥에서부터 시작된 6년 반의 상승 사이클에서 지금이 6년째로 접어든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의 왕성한 힘을 보인 이후로 미국 주식은 최근 들어 노화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는데 그 첫째 현상이 바로 나스닥과 소형 주가지수의 조정이다.

지난 2~3년 동안 지칠 줄 모르고 상승하던 소셜미디어, 바이오텍, 재생 에너지 주가들이 몇 주만에 30% 이상 하락했고 서브프라임 이후 주식 상승의 반석이 돼 주었던 은행주들도 힘을 잃어가는 모양새다.

미국시장이 그처럼 노화증세를 보이고 있는 사이에 강력한 힘으로 치달아 오르고 있는 분야가 따로 있는데 그러한 분야들은 의외로 언론이나 대화방의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그 주식들은 바로 인도, 러시아, 중국, 브라질과 같은 신흥국 펀드들이다. 지난 3년 동안 미국 주식시세가 50% 오르는 동안 이 신흥국 펀드들은 평균 30% 하락했다. 그런데, 인도 펀드 같은 경우에는 지난해 9월에 바닥으로 떨어진 이후로 더블로 주가가 올라섰다. 참고로 2011년 가을에 최악으로 떨어졌던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펀드들이 1~2년 만에 일제히 두 배 이상씩 상승했고, 아직도 꾸준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브라질 펀드는 회복이 시작된 지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은 상태이며, 러시아 펀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흥국 펀드들이 미국과 유럽 선진국 펀드보다 저조했던 가장 큰 이유는 디플레이션(또는 디스인플레이션) 현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서브프라임 이후로 국제적으로 물가지수가 하락했거나 물가의 상승이 둔화됨으로써 신흥국들의 원자재 수출산업이 재미를 잃게 된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또한 2000년대 초반에 있었던 과잉투자와 인플레이션 문제를 소화해 내는데 필요했던 지난 수년 동안이 신흥국들의 경제성장에 장애물이 되었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로존의 ECB, 그리고 일본의 중앙은행들은 디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지난 5년 동안 돈을 찍어 왔다. 그리고 그들의 저금리 정책은 향후 1~2년 동안 지속될 예정이다. 선진국들의 초완화적 금융정책이 완료되고 나면 세계는 그동안 불어난 천문학적인 통화량과 은행들의 대출로 인해 인플레이션 사이클을 맞이하게 된다.


인플레이션은 금융산업을 주축으로 하는 선진국 경제와 증시에 불리한 작용을 하게 된다.

물론 인플레이션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게 된다면 그 여파가 글로벌 경제 전역에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으나, 통제된 인플레이션 경제 사이클이 가능하게 된다면 지난 3년 동안 디플레이션에 눌려왔던 신흥국들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펀드 매니저들은 지금부터 미리 신흥국들의 펀드를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상품이 아웃릿 가격으로 세일하고 있다면 그 물건들은 주부들에게 큰 환영을 받게 될 것이다. 어쩌면 향후 몇 년간의 투자실적을 주도하게 될지도 모르는 신흥국 펀드들이 지금 아웃릿 가격으로 세일하고 있는 게 아닌지 연구해 보면 어떨까 싶다.

(213)703-7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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