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66번 도로가 지나는 도시들
▶ 1926년 건설된 이후 노동자 농민 이주 코스, 시카고에서 시작해 미주리·애리조나 등 거쳐, 시닉 하이웨이 명성… 샌타모니카에 도착
루트 66가 지나가는 주요 도시인 시카고. 하늘에 닿을 듯 높이 솟은 고층 빌딩과 도시 곳곳을 연결하는 인공수로가 특징이다.
미국의 동서를 가르는 역사적인 루트 66의 마지막 도시인 남가주의 샌타모니카. <사진제공 제임스 박>
루트 66(66번 도로ㆍHistoric Route 66)은 미국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역사적인 도로다. 일리노이(Illinois)주의 시카고(Chicago)에서 시작해서 세인트루이스(Saint Louis)를 지나 미주리(Missouri)와 캔사스(Kansas), 오클라호마(Oklahoma), 텍사스(Texas), 뉴멕시코(New Mexico), 그리고 애리조나(Arizona) 등 미 7개의 주를 지나 미국을 횡단해 남가주의 샌타모니카까지 이어진다. 그 길은 강을 건너고 평야를 지나 사막과 협곡을 모두 두루 거치는 아름다우면서도 험난한 과정. 2,455마일에 걸쳐 펼쳐진 이 길은 미국인의 마더 로드(Mother Road)로 불리며 사랑을 받아왔다. 풍요로운 땅 캘리포니아를 향해 펼쳐진 이 길처럼 미국이 걸어온 다양한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추억의 도로라고도 할 수 있겠다. 루트 66을 따라 중부에서부터 캘리포니아까지의 여정을 여행해 볼까. 루트 66이 지나가는 주요 도시들을 소개한다.
■이모저모
루트 66은 1926년 건설됐는데 경제 대공황 이후 동부와 중서부 노동자와 농민들이 캘리포니아 드림을 꿈꾸며 이 도로에 올라 캘리포니아로 이주했다고 한다. 전체적인 코스는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시작해 세인트루이스, 미주리의 스프링필드(Springfield)를 지나 오클라호마의 오클라호마시티(Oklahoma City), 텍사스의 아마리요(Amarillo), 뉴멕시코의 앨버커키(Albuquerque), 그리고 애리조나의 플래그스태프(Flag Staff)를 지나 캘리포니아의 샌타모니카에 도착하는 것이다.
66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유는 노동자들의 애환이 담겨 피를 상징하는 ‘블러디’(Bloody) 66 도로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다소 살벌한(?) 이름과는 달리, 루트 66은 매우 아름다운 시닉 하이웨이(Scenic Highway)로 명성을 날리며 명실 공히 미국의 척추로서 이용돼 왔다.
그러나 주와 주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들이 대신 들어서면서 횡단도로로서의 명성을 잃기 시작했으며, 어느 사인가 완전히 도로 표지판에서 사라지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도 처한다. 그러나 1999년 미국 의회는 이 역사적인 도로의 재건을 결정하기에 이른다. 이후 일리노이주와 애리조나주, 뉴멕시코주의 국립 풍치도로도 명명되었으며, 현재 오클라호마와 미주리주에서는 재건 중이다.
자세한 내용: www.national66.com
■시카고
루트 66의 시작점은 바로 일리노이주 북동부의 미시간호 연안에 위치한 시카고(Chicago)다. 미국 내륙부 최대의 도시이자 미국 제3의 도시로, 가장 미국다운 도시로 손꼽히는 시카고는 1871년에 일어난 대화재로 도시 전체가 잿더미가 되는 불운을 겪기도 했지만 유능한 건축사와 설계사들이 몰려들어 최첨단 신기술을 이용해 성공적으로 복구, 오늘날 혁신적인 디자인과 기술을 구사한 건축의 전당으로 우뚝 섰다. 서양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윌리스 타워(Willis Tower)를 비롯해 미술관과 박물관이 유명하다.
‘바람의 도시’(Windy City)라는 또 다른 명칭을 갖고 있을 정도로 바람이 많이 부는 시카고는 여름이나 가을에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시기. 겨울에는 매서운 추위에 미시간 호수의 강풍이 더해져 체감온도가 훨씬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관광지로는 윌리스 타워(구 시어스 타워), 세계에서 가장 에너지가 적게 드는 빌딩으로 유명한 일리노이주 청사(State of Illinois Building), 시카고 트리뷴의 본사인 트리뷴 타워(Tribune Tower), 시카고의 상징인 워터 타워(Water Tower), 시카고 미술관(The Art Institute of Chicago)과 과학산업박물관(Museum of Science & Industry) 등이 있다.
자세한 내용 www.choosechicago.com
■플래그스태프
애리조나에 위치한 플래그스태프(Flagstaff). 인근의 페이지(Page)와 함께 많은 여행자들이 그랜드캐년(Grand Canyon)으로 가는 관문 정도로 생각하는 지역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관광지인 그랜드캐년의 웅장함에는 비길 수 없지만 오묘하면서도 신비로운 매력을 발하는 앤틸로프 캐년(Antelope Canyon)이라던가, 광물질이 함유된 나무화석의 기묘한 모습의 화석 숲 국립공원(Petrified Forest National Park), 또한 웅장함을 자랑하는 글렌캐년 댐(Glen Canyon Dam) 등은 플래그스태프와 페이지가 어느 유명 관광지에도 뒤지지 않는 관광명소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플래그 스태프의 역사를 살펴보면, 1776년 7월4일 목재 벌채 인부들이 미국 국기를 걸고 미국의 독립기념을 기념하면서 이 정착지를 플래그스태프라 명명했다고 한다. 1882년 애틀랜틱-퍼시픽 철도가 들어서면서 성장의 발판이 시작되었으며, 최근에는 체계적인 개발과 인접한 글렌캐년 댐에 힘입어 관광업도 발달했다.
겨울철 스키장으로 유명한 애리조나 스노볼(Arizona Snowbowl), 우주비행사들의 훈련지로 이용되고 있는 미티어 분화구(Meteor Crater), 페트리파이드 포레스트 국립공원(Petrified Forest National Park)과 페인티드 데저트(Painted Desert), 선셋 분화구 화산 국립기념지(Sunset Crater Volcano National Monument) 등 인근 볼거리도 무궁무진하다.
플래그스태프는 또한 천문학의 중심지로, 미 해군 천문대(United States Navy Observatory)와 로웰 천문대(Lowell Observatory)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자세한 내용 www.flagstaffarizona.org
■샌타모니카
루트 66의 마지막 종착지인 남가주의 샌타모니카(Santa Monica) 비치는 명실 공히 LA 최고의 유명 해변 휴양지라 할 수 있다. 최고의 샤핑거리로 알려진 샌타모니카 3rd 프라미나드(Promenade)는 다양한 식당과 샵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은 물론 흥겨운 길거리 공연이 펼쳐진다.
페어리휠과 화려한 오락시설 등이 북적여 들뜬 휴양지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피어는 물론 모래사장이 펼쳐진 바닷가는 관광객은 물론 로컬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휴식처다. 인근에는 숨 막힐 듯 아름다운 해안의 절경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 위치하는 팰리세이드 팍(Palisade Park)이 자리 잡고 있어 하이킹 매니아들의 발길도 이어진다.
자세한 내용 www.santamonica.com
<홍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