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에게 다문화를 교육하기에 좋은 그림책이 나왔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다문화교육원이 최근 펴낸 ‘다문이의 세시풍속 이야기’는 한국, 중국, 베트남, 몽골 등 아시아 4개국의 전통 명절을 그림과 함께 이야기 형식으로 4개국 언어로 함께 소개한 책이다.
주인공 ‘다문이’와 엄마가 중국인인 소녀 ‘효명이’, 엄마가 베트남에서 온 ‘소향이’, 엄마가 몽골인인 ‘지훈이’까지 네 명이 등장해 서로의 집을 오가며 각기 다른 문화를 접하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새해를 시작하는 날인 설과 가을의 수확을 감사하는 날인 추석은 4개국 공통이다. 책에는 각 나라들에서 설과 추석에 먹는 음식, 함께 하는 전통 놀이, 특별한 풍습 등이 자세히 소개돼 있다.
다문이는 설 전날인 그믐 밤 야광귀가 신발을 가져간다는 얘길 듣고 야광귀를 막기 위해 문 앞에 체를 걸어놓은 채 걱정하다가 잠이 든다. 아침엔 어른들과 함께 떡국을 먹고 차례를 지내고 어른들에게 세배를 한다.
중국 가정인 효명이네는 설 명절인 ‘춘지에’를 맞아 집안 곳곳에 붉은 천과 황금색 장식들을 붙이고 ‘복(福)이란 한자를 거꾸로 붙여 놓았다. 중국어로는 ‘거꾸로 하다(倒)’와 ‘오다(到)’의 발음이 같아 복이 들어오라는 의미로 글자를 거꾸로 붙여 놓은 것이다.
다문이와 효명이가 소향이네 집으로 가자 소향이가 문밖에 서서 친구들을 맞이한다. 베트남에서는 새해 첫날 좋은 사람이 방문해야 일 년 동안 집안에 행운이 온다고 믿어 손님과 함께 집의 문지방을 넘는 ‘쏭냐’를 의식으로 치른다. 베트남 설인 ‘뗏응우옌단’은 연중 최대 명절로 12월 23일부터 2주 동안 계속된다.
지훈이네 집에서 아이들은 몽골의 새해 인사인 ‘절고흐’를 받는다. 아랫사람이 팔을 내밀면 윗사람이 자기의 팔을 아랫사람의 팔에 포개면서 뽀뽀해 준다. 몽골에서는 설을 ‘차강사르’라고 부른다. ‘흰색의 달’이라는 뜻으로 한 해를 흰색처럼 깨끗하고 희망차게 시작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몽골인들은 이날 ‘차강이데’란 흰 우유를 먹는다.
설과 추석 외에 세시풍속은 나라별로 중요한 세 가지씩 따로 소개됐다. 각 장마다 한국어뿐 아니라 중국어, 베트남어, 몽골어 순으로 번역본이 함께 실려 4개국 어린이 누구나 함께 읽을 수 있다.
집필진으로는 외대 다문화교육원 원장인 양민정 한국어교육과 교수를 비롯해 5명의 대학교수들이 참여했다. 외대 다문화교육원은 앞서 다문화 교재 시리즈로 ‘다문이의 옛날이야기’ ‘다문이의 관혼상제 이야기’를 펴낸 바 있다. 이 책은 외환은행 나눔재단의 지원으로 제작됐다. 184쪽. 1만5천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