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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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안정을 기대하며

2014-01-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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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서

▶ 써니 김 <리맥스 부동산>

2014년도 새해 부동산 시장은 몹시 밝아 보인다. 건강한 출발이다. 건강한 시장이란 셀러와 바이어의 세력이 적당한 선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집값이 낮고 매물이 넘쳐나는 바이어 마켓이라고 해서 집이 잘 팔리지는 않는다. 싸고 매물이 넘쳐나니까 잘 골라서, 잘 사고, 그래서 잘 팔린다가 아니다.

반대로 너무 올라가는 경사가 급하거나 매물이 평균 이하로 부족해도 사람들은 망설이게 된다. 셀러의 입장에서는 더 높은 가격을 받을 것이라고 쉽게 생각하고 더 기다린다.


바이어들은 지금은 때가 아니며 이를 피해야 한다고 몸을 사린다. 뛰쳐나가기 전에 일단 정지하는 보호 본능이다. 이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한시적으로 주춤했던 2013년도 하반기였다.

3~4%의 안정 상승세를 예측하였던 업계의 전망이 무색하리 만큼 갑자기 달아올랐던 지난해 부동산 시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급격한 가격 상승이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서부 일부 지역에서는 2012년의 11.6% 상승에 이어 계속해서 전년 대비 25%가량 가격이 올랐다.

2007년의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상승세를 보인 첫 번째 해라는 점이 주목된다(캘리포니아 부동산협회).

차압주택과 숏세일로 나온 헐값 매물에 대한 전문 현금 투자가들의 폭풍매입이 휩쓸었던 2011년에 이어 다음으로 낮은 이자율을 등에 업고 신용도 높은 일반인들이 뛰어 들었다. 2012년, 2013년의 시장은 그렇게 탄력을 받기 시작하였고 이에 가세한 것이 외국인들의 미국 내 부동산 투자 열기이다. 그 대부분이 중국인이었다. 20% 정도의 다운페이 돈을 정성스레 모으고 부모의 도움을 받아가며 알뜰하고 꼼꼼하게 집 장만을 실행하는 실제 바이어들이 설 자리가 없었다. 시장이 한때 멈추는 듯했다. 그렇게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게 작년 하반기이다.

올 해는 어떨까? 긍정적이다.

오른 가격에 셀러는 만족스럽다. 바이어 역시 그 가격에 적응하고 있다.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으나 급격한 상승은 없을 것이다. 바이어들의 반응이 ‘그렇게까지 뛰어들고 싶지 않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 회복 신호가 소비자들을 긍정적으로 이끌 것이다. 연준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는 계속해서 거듭 예고되고 있으며 시기 조절만 남았을 뿐이다. 국채와 모기지 담보 증권 모두 금리가 올라 모기지 이자율 또한 올라간다. 오름세를 보이는 이자율은 오히려 더 늦기 전에 주택을 구입해야 하는 바이어들을 시장으로 끌어들일 것이다. 희망사항은 1% 정도 상승에서 이자율이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것이다. 너무 갑자기 이자율이 오른다면 다시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모기지 관련 규제가 강화된다고 하지만 낮은 금리에 의한 재융자 수요가 줄어들면서 융자기관들의 신규 대출이 활발해진다면 이 또한 청신호이다. 자격을 갖춘 바이어들에 의하여 시장이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신규 주택건설 역시 활발해질 전망이다. 장기간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가격이 급등한 지난해 건설 업체의 주택 신축건수는 100만채 이상으로 늘었고 이는 2009년도에 비하여 2배이다. 하지만 평균치인 연 160만 채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 올해 크게 늘어날 여지가 많다.

2014년 새해 지난 5년의 미주 부동산 시장을 돌아보자.

2008년 이후 급강하를 시작한 2009년, 오바마 정부의 첫 주택 구입자에 대한 현금 지원으로 잠시 반짝했던 2010년, 다시 고개를 꺾어 버린 2011년 그리고 2012년과 작년 한 해, 2년 연속 상승세를 타고 급기야 두 자리 숫자로 가격이 올랐다. 깊은 계곡과 높은 산의 경제 논리는 여전히 살아 있는 것일까?불경기 이후의 호경기, 그러나 셀러와 바이어 모두를 긴장하게 만드는 널뛰기가 아니라 안정된 회복세를 기대해 볼 만한 한 해의 시작이다.

(818)317-8525, sunnyms3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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