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13년 부동산 시장 핫뉴스
▶ 미혼여성·젊은층과 중국계 바이어 급증세, 멀어진 ‘내집 마련’ 주택소유율 17년래 최저, 깡통주택 줄면서 홈에퀴 융자는 다시 인기
■젊은 층, 미혼 여성, 중국인 바이어 급증
젊은 층과 미혼 여성, 그리고 중국인 바이어가 급증한 것도 올해 주택시장의 특징이다. 주택시장이 침체기를 거치는 동안 연령대별, 성별, 인종별 주택구입 경향이 조금씩 변화한 것이다. 과거 주택구입 때 제약사항이 많았던 여성들, 특히 미혼 여성들의 주택 구입이 최근 미혼 남성의 주택구입 비율을 크게 앞질렀다. 또 베이비부머 세대 이후 인구층이 가장 두꺼운 이른바 밀레니엄 세대의 주택구입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져 향후 주택구입 수요를 지탱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인들의 주택구입 열풍은 비단 올해만의 현상은 아니다. 주택가격 하락을 틈타 중국인들의 주택구입 공세가 시작됐는데 올해는 구입량이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났다. 중국인들은 대부분은 ‘현금’을 앞세워 높은 가격대의 주택을 거침없이 사들였다. 지난 1년간(올해 3월 기준) 외국인들이 사들인 주택규모는 약 682억달러였고 이 중 약 18%가 중국인들에 의한 구입이었다. 중국인들이 구입한 주택의 중간가격은 약 42만5,000달러로 전체 외국인 구입 주택 중간가격(27만6,000달러)의 약 1.5배나 높았다. 특히 중국인 구입주택의 약 70% 이상은 모기지 대출을 끼지 않은 전액 현금 구매로 높은 ‘씀씀이’를 자랑했다.
■더 이상 아메리칸 드림 없다, 주택 소유율 17년래 최저
주택시장이 가까스로 회복되고 있지만 주택 소유율은 하락을 멈추지 않고 있다. 올해 2분기 주택 소유율은 약 65.1%로 1분기에 이어 하락했으며 1995년 이후 17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주택 소유율은 주택시장 버블 직전인 2004년 약 69.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다. 2004년 이후 무려 약 700만가구가 주택 보유자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추산되다. 주택 소유율 하락현상은 젊은 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70세 이상의 연령층의 주택 소유율은 80%를 넘는 반면 35세 미만 젊은 층의 주택 소유율은 5년 전 약 42%에서 올해 약 37%로 추락했다.
주택 소유율 급락은 6년 간의 주택시장 침체기 동안 차압이나 숏세일 등으로 보유 주택을 처분한 가구가 급증한데 따른 결과다. 차압으로 집을 잃은 가구 중 일부는 지난해부터 주택 재구입에 나서고 있지만 상당수는 주택임대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반면 모기지 대출기준은 여전히 까다로워 주택구입이 힘들어진 것도 주택 소유율 하락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무자녀 독신가구 증가 등 사회적인 분위기가 임대를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는 것도 주택 소유율이 낮아진 이유다.
■주택구입 능력 큰 폭 하락
주택시장이 회복된 반면 주택구입 능력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올해 주택시장의 가장 큰 우려로 지적된다. 지난 8월 주택구입 능력은 2008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우려를 가중시켰다. 8월 중 중간가구 소득의 주택 구매자가 중간가격대의 주택을 구입할 경우 예상되는 월 모기지 금액은 약 851달러로 1년 전보다 무려 약 200달러나 높아졌다. 주택가격 급등, 모기지 금리 상승, 소득증가 정체 등이 주택구입 능력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향후 모기지 금리 추가상승이 예상돼 주택구입 능력이 더 하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국책 모기지 기관 폐쇄 전망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8월 향후 주택 금융시장 개혁과 관련 내용을 발표했다. 주택 금융시장에서 정부의 역할을 최대한 줄이고 민간 부문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것이 발표의 핵심이었다. 특히 국영 모기지 기관인 프레디맥과 패니매를 서서히 폐쇄하겠다는 내용이 가장 큰 관심을 끌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향후 두 기관의 주택 금융시장 지탱 역할을 민영기관에 떠넘길 계획이다. 현행처럼 민간은행이 발급한 모기지 대출을 두 기관이 사들이거나 보증하는 대신 은행이 직접 민영 투자자들에게 매각해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민간 부문이 책임지도록 하는 방안이다. 지난 6월 말 공화당과 민주당이 공동 발의한 ‘주택 금융시장 개혁’ 관련 법안에서도 두 기관과 ‘연방주택국’(FHA)을 폐쇄하는 대신 납세자를 보호하기 위해 ‘연방 모기지보험공사’(FMIC)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꾸준한 회복
주택시장과 더불어 상업용 부동산 시장 역시 올 한해 꾸준한 회복세를 이어갔다. 전 부분에 걸쳐 공실률 하락, 임대료 상승 등 회복세 나타났다. 다만 주택시장 침체 후 수요가 폭증한 아파트 등 임대주택 부문은 최근 공실률 하락과 임대료 상승세가 주춤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경제 회복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공장 창고 등 산업용 건물 부문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관망세를 유지하던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사자’ 심리가 확산되면서 상가 건물에 대한 매매도 크게 늘었다.
산업용 건물 부문의 4분기 공실률은 올해 초 10%대 미만으로 떨어진 뒤 4분기 중 약 9.2%를 기록했다. 내년에는 임대 수요가 더욱 증가하면서 공실률이 약 8.6%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등 아시아권 국가와의 교역량이 많은 남가주 지역 산업용 건물에 대한 공실률이 특히 낮았다. LA와 오렌지카운티 지역의 4분기 산업용 건물 공실률은 약 3.9%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며 이미 뚜렷한 회복세에 진입했음을 입증했다.
■홈에퀴티 융자 ‘컴백’
올 들어 주택가치가 급등하면서 ‘주택담보 대출’(Home Equity Loan)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 그러나 과거처럼 무분별한 주택담보 대출보다는 자녀의 학자금이나 주택 리모델링 등 목돈이 필요한 주택 소유주들로부터의 문의가 증가한 것이 과거와 다른 점이다. 또 집값 상승으로 주택담보 대출 자격을 갖춘 주택 소유주들이 늘긴 했지만 아직까지 제한적이어서 과거와 같은 무분별한 주택담보 대출에 대한 우려는 없다.
주택시장 침체가 한창이던 2009년 말 주택시세가 워낙 떨어져 주택을 처분해도 모기지 대출을 갚을 수 없는 이른바 ‘깡통주택’이 전체 주택 4채 중 1채꼴이었다. 그런데 모기지 시장 분석업체 코어로직에 따르면 올해 주택가격이 급반등하면서 깡통주택 비율은 1분기에 약 19.7%, 2분기에 약 14.5%로 연이어 하락했다. 따라서 올해 2분기에만 약 250만명이 깡통주택을 탈출,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주택담보 대출자격을 갖춘 것으로 추산된다. 재융자 수요 감소로 수익 급감을 겪고 있는 대출은행들도 주택담보 대출의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