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윤자 국악학교 1주년… 클래스 더 다양
▶ 지윤자 이병상 부부 비롯 전문 강사진, 시조·민요서 거문고·해금·가야금까지 망라, 내년 무료 사랑방 개설·OC 분교도 추진
국악학교 임원들이 함께 활짝 웃고 있다. 왼쪽부터 이경자, 서원숙, 패티 리, 김미경, 지윤자, 이병상, 박정자, 김승윤씨.
“재미있는 우리 소리, 국악 배우러 오세요”
국악연주가 지윤자·이병상 부부가 올해 초 LA 한인타운에 설립한 ‘지윤자 국악학교’가 알차게 성장, 1년만에 다양한 클래스와 프로그램을 갖추고 학생 모집에 나섰다. 35년 동안 미국에서 국악을 전파해온 지윤자씨(중요무형문화재 23호 가야금병창 및 산조 전수자)는 “학생들과 후원자들이 늘어나면서 오랫동안 꿈꿔오던 국악학교의 틀을 갖추게 됐다”고 기뻐하면서“클래스를 더 많이 개설해 한 사람이 한가지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소리와 악기, 장단을 모두 배우며 국악의 멋과 재미에 흠뻑 빠지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국악학교에는 지윤자 교장과 이병상 이사장을 필두로 김미경 회장, 김승윤 부회장, 박정자 고문, 이경자 이사, 서원숙 이사 등이 조직을 갖추어 힘을 몰아주고 있다. 또 각 분야 교사들은 지윤자 이병상 부부와 함께 박영안, 박정은, 이지선 등 모두 오랜 경력을 가진 전문연주자들로, 시조와 가곡 정가반으로부터 대금, 피리, 해금, 가야금, 거문고, 아쟁, 민요, 판소리, 북장단, 사물놀이 등 국악 전반을 아우르는 클래스를 가르치고 있다.
“판소리는 직접 해보지 않으면 그 매력과 아름다움을 알 수가 없습니다. 하면 할수록 너무 좋아서 깊이 빠져들게 되죠. 국악은 서양음악과는 달리 고수와 소리 안에 한국의 모든 문화가 함축돼있습니다. 얼마나 자랑스런 예술인지 몰라요”
판소리의 매력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학생 가운데는 한국말이 서툰 2세 패티 리(38)씨도 있다. 할리웃에서 배우로 활동하는 그녀는 “대학 다닐 때 판소리 공연을 처음 듣고 굉장히 감동한 적이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내가 직접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은 못해봤는데 친척의 권유로 작년에 시작한 후 열성 팬이 됐다”고 국악 예찬을 아끼지 않았다. “판소리는 재미있지만 굉장히 어렵다”며 펼쳐 보인 그의 악보는 페이지의 여백마다 깨알 같은 표시와 설명이 적혀있었다.
국악학교 임원들은 “오랫동안 좋은 선생을 찾아다니다가 지윤자 교장을 만난 후 꿈을 활짝 펴고 있다”고 전하고 “이렇게 좋은 한국의 소리를 LA 한인들에게부터 알리고 보급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국악학교는 내년 1월 셋째주부터 누구든지 방문할 수 있는 무료 사랑방을 개설, 연주도 하고 가르치기도 할 계획이다. 또 오렌지카운티 부에나팍에도 분교 형식의 국악 클래스를 열 계획이라는 지윤자 교장은 궁극적으로는 국악합창단도 만들고 여성국극단을 만들어 우리 전통예술을 활발하게 공연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지윤자씨는 부부 국악인 고 지영희·성금연씨의 딸로 부모와 7남매가 모두 전통음악 연주자인 국악가족의 일원이다. 아버지 지영희씨는 중요무형문화재 52호(시나위)이며 어머니 성금연씨는 23호(가야금산조) 보유자로, 한국 전통 음악의 기초를 다진 국악인들로 유명하다. 지윤자씨는 79년 LA에 온 후 30여년간 전통음악을 가르치면서 우리가락선교회와 성금연산조 미주지부의 회장으로 활동해 왔다.
국악학교 주소 1724 Arlington Ave. LA 문의 (714)397-2875
<정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