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온정의 손길 넘치는 연말

2013-11-15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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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훈(사회1팀 기자)

어느덧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첫눈이 내렸다. 두툼하던 달력도 앙상한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나뭇잎 마냥 단 2장만을 남겨놓고 있다. 맨하탄 곳곳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고 깜박이는 전등을 달기 시작하자 왠지 모를 설렘과 함께 아쉬움도 밀려온다.

연말시즌이 다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매년 이맘때면 은근히 기대되는 거리의 풍경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붉은색 자선냄비 옆에서 종을 흔들며 “불우이웃을 도웁시다”라고 외치는 구세군의 모습이다. 기자가 되고부터는 매해 연말이 되면 한인들의 이웃사랑 모습을 담기 위해 구세군과 함께 자선냄비 앞을 지키곤 한다.


하지만 솔직히 구세군 자선냄비에 사랑을 실천하는 한인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 일은 그리 쉽진 않다. 보통 타인종 10여명이 자선냄비에 손을 집어넣을 동안 발걸음을 멈추는 한인들의 숫자는 한1~2명 정도. 대부분의 한인들은 구세군의 외침소리에 잠시 얼굴을 돌려 쳐다보곤 그냥 지나칠 뿐이었다.

추운 날씨에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연신 종을 흔들며 큰소리로 불우이웃 돕기를 외치던 한 자원봉사자의 말이 기억난다.

“타인종들은 작은 동전 하나라도 무척 즐거운 마음으로 기부를 하는 것 같은데 우리 한인들은 기부 액수가 적으면 창피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가끔 큰 액수를 넣어주고 가는 고마운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 한인들은 저와 눈이 마주치면 애써 외면하는 것 같더라구요.”

수줍게 다가와 조용히 자선냄비에 고사리 손을 집어넣는 한인 어린이들을 만날 때면 자신들의 마음도 풍성해지는 느낌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뉴욕, 뉴저지 한인사회에 찾아온다.

구세군 뉴욕한인교회는 오는 20일부터 크리스마스이브인 12월24일까지(매일 오전10시30분~오후5시) 퀸즈 플러싱 루즈벨트애비뉴 메이시스 백화점 맞은편과 H마트 유니온 매장 및 베이사이드 매장, 한양마트 플러싱 매장, 아씨플라자 매장 등에서 자선냄비 모금 활동을 펼친다.

또 구세군 뉴저지한인교회는 25일부터 12월24일까지 뉴저지 H마트 릿지필드매장, 포트리A&P 매장, 팰리세이즈팍 샵라이트 매장에서 오전 11시~오후7시까지 자선냄비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번 겨울 만큼은 뉴욕, 뉴저지 일원의 구세군 자선냄비들이 한인들의 따뜻한 온정으로 인해 더욱 풍성해 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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