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차이니즈 엑소더스’

2013-11-12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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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 왜 당신은 미국이민을 선택했나. 이런 질문이 던져지면 가장 많이 나온 답이었다.

엄청난 사교육비에 입시지옥. 거기서 탈출해 내 자녀에게만은 미국 같은 선진 교육 환경에서 자라게 하고 싶다는 것이 이민 결심의 가장 큰 이유였던 것이다.

물론 그 이유뿐 만은 아니었다. 더 풍요로운 삶을 찾아서, 또 그도 아니면 경직된 한국 사회에 넌더리가 나 이민 짐을 싸들었던 것이다. 그 ‘코리언 엑소더스’의 열풍이 수그러들었다. 이민, 외국생활이 한국인들에게 이제는 더 이상 선망의 대상이 아니게 된 것이다.


이민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떠나겠다는 사람이 수억에 이른다. 한국과 바로 이웃해 있는 중국에서의 현상이다.

중국의 한 저명한 영화감독은 한 모임에 갔다가 쇼크를 받았다고 했다. 그 파티 참석자들은 한 마디로 중국 사회에서 행세께나 하는 사람들. 그런데 하나같이 이민자이거나 아니면 이민 수속 중에 있는 것으로 밝혀져서다.

부유층의 중국인들이 너도 나도 이민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는 뉴스도 아니다. 각급 조사에 따르면 다섯 명 중 세 명꼴로 중국의 자산가들은 이민을 수속중이거나, 고려중인 것으로 밝혀져 하는 말이다.

왜 그들은 이민을 심각히 고려하고 있을까. 불안감이 가장 큰 이유다. 상당한 부(富)를 거머쥐고 있다. 그게 그런데 한 순간 날라 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다.

중국에서 거부가 되는 공식은 아주 간명하다. 권력과의 밀착관계를 통해서다. 공산당 간부나 정부고위층이 뒷배를 봐주지 않으면 큰돈을 만질 수 없는 구조가 중국인 것이다. 문제는 어떤 권력이든 영원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그래서 항상 불안한 것이다.

그 불안감은 요즘 들어 더 가중되고 있다고 한다. 새로 출범한 시진핑 체제가 부패전쟁을 선포했기 때문. 말하자면 부패척결의 불똥이 어디로 뛸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다.

기회만 되면 떠나고 싶다. 부유층만이 아니다. 이는 중산층의 염원이기도 하다는 게 또 다른 중국발 소식이다.

경제사정이 좋아진 건 사실이다. 그런데 숨 쉬기가, 물 마시기가 겁이 나는 그런 세상이 됐다. 살인적 환경오염 탓이다. 그 뿐이 아니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도 찾기 어렵다. 게다가 교육 시스템이 말이 아니다. 때문에 중산층들도 너도 나도 이민 행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차이니즈 엑소더스’는 이미 전 미국의 도시지형을 바꾸고 있다. 공기 좋고 녹음이 우거진 곳, 다시 말해 대도시 교외주택지역마다 아시안 이민자들의 점령사태가 일고 있다는 미국언론의 보도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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