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을 길

2013-10-16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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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주 / 워싱턴 문인회

가을 숲을 걷습니다
도토리가 툭 툭
가을이 어깨에 떨어집니다
병든 플라타너스 잎을 밟으며
슬픈 이야기도 듣습니다
벌써 매미의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도랑물 소리도 숨을 죽이며 흐릅니다

높고
푸른 하늘 목장에
백양이 유영하는 가을 길을 걷습니다
북에서 날아오는 기러기도 만납니다
옷을 벗는 배룡나무도 만납니다
익어가는 돌배나무도 만납니다
가끔
백인도 흑인도 만납니다
한 손을 들며 “하이”하고 인사합니다
코스모스도 손을 흔들며 함께 웃습니다
가을 길은 정이 있습니다
이대로 자꾸자꾸 걷고 싶습니다
가을 길엔 고향생각도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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