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춤·노래·의상·세트 “이보다 좋을 순 없다”

2013-09-25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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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 l LA 오페라 시즌 개막작 ‘카르멘’

▶ 화려하고 매력적 무대 “역시! 플라시도 도밍고” 김무섭·장혜지도 호연

춤·노래·의상·세트 “이보다 좋을 순 없다”

카르멘 역의 패트리샤 바든(가운데)이 밀수꾼들로 분한 장혜지(왼쪽)와 김무섭과 함께 축배를 들고 있다. <사진 LA Times>

춤·노래·의상·세트 “이보다 좋을 순 없다”

카르멘이 순진한 군인 돈 호세에게 수작을 걸며 유혹하고 있다. <사진 LA Opera>

“브라보!”역시 ‘카르멘’은 후회 없는 선택이다.

이처럼 전 4막이 통째로 다채롭고 화려하며 극적이고 매력적인 오페라를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바로 그 때문에 LA 오페라는 오랜 불경기의 어둠을 뚫고 나온 2013~14시즌의 개막작으로 ‘카르멘’을 선택했고, 팬들은 그 기대에 부합하듯 7회 공연이 거의 매진될 정도의 열광적인 환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이번 공연은 세트와 의상, 춤과 무대가 화려하고 선정적이라는 평판을 가진 마드리드 테아트로레알의 것으로, LA 오페라는 이 프로덕션을 2004년과 2008년에 이어 세 번째로 가져올 정도로 인기 보증수표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다 총감독 플라시도 도밍고가지휘를 맡았으니, 연주의 질이나 수준을 논하기에 앞서 일단 그의 출연만으로도 분위기는 이미 하늘 높이 업된 상태에서 시즌이 시작됐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도밍고는 그동안 여러 오페라를 지휘했지만 시즌 오프닝 공연의 지휘를 맡기는 이번이 처음이고 더구나 두 달전 스페인에서 폐색전증으로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 갔던 72세 노장이라는 점에서21일 개막공연의 오케스트라 피트에 그가 들어서자마자 사람들은 열광적인 휘파람과 환호와 박수로 ‘오페라 영웅’의등장을 환영했다.

이번 ‘카르멘’에는 특히 한인 바리톤김무섭과 소프라노 장혜지가 조역으로출연해 관심을 모았는데, 두 사람 모두가슴이 뿌듯할 정도로 호연을 보여줘 더흐뭇한 공연이었다. 건들거리는 밀수업자 단카이로 역을 맡은 김무섭은 시종안정되고 여유 있는 노래와 연기로 존재감을 드러냈고, 카르멘의 집시 친구 프라스퀴타로 분한 장혜지는 LA 오페라에서의 첫 공연인 이번 무대에서 LA타임스로부터 “가장 설득력 있는 카르멘의 밀수꾼 친구 역”이었다는 평을 받는 쾌거를 올렸다.

남자들을 발아래 데리고 노는 집시 여인 카르멘은 메조소프라노 패트리샤 바든, 그녀에게 빠져 탈영하고 신세 망치는돈 호세 역은 테너 브랜든 조바노비치,마초의 매력을 물씬 내뿜는 투우사 에스카미요 역은 바리톤 일데브란도 다르칸젤로, 청순가련 연약 순진한 미카엘라 역은 소프라노 프리티 옌데가 맡았는데 모두 나무랄 데 없이 좋은 공연으로 무대를 빛냈다. 그 중에서도 주목을 끈 사람이 남아공 출신의 프리티 옌데로, 이번공연은 그녀의 스틸 쇼라 해도 좋을 정도로 깨끗하고 아름다운 음색과 호소력짙은 감성으로 청중의 가슴을 울리는 공연을 보여주었다.

도밍고가 4회 지휘하고 그랜트 거숀이 3회 지휘하며 주역들의 캐스팅도 날짜에 따라 바뀐다.

남은 공 연은 9월26일·28일·10월1일·4일 오후 7시30분, 9월29일과 10월6일 오후 2시.

티켓은 매진됐다 해도 언제나 취소 티켓이 나오게 마련이므로 꼭 가고 싶은사람은 여러 번 전화해 볼 것을 권한다.

www.laopera.com, (213)972-8001<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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