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절망에 빠진 기훈,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2025-06-13 (금) 12:00:00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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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겜’ 시즌3, 27일 넷플릭스

▶ 잔혹한 경쟁 마지막 이야기

“절망에 빠진 기훈,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오는 2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오징어 게임’ 시즌 3 간담회에 황동혁 감독(앞줄 왼쪽부터), 이정재, 이병헌 배우가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대결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X팀인가 O팀인가? 오른쪽 아니면 왼쪽? 빨간불일까, 초록불일까?

‘오징어 게임’의 플레이어들은 생사를 가르는 수많은 선택지를 마주해야 하지만, 시간은 많지 않다. 이 잔혹한 경쟁은 오는 27일 시리즈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시즌이 공개되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최신 예고편은 기훈(이정재)과 그의 친구들, 그리고 수수께끼의 프론트맨을 포함한 적들이 ‘오징어 게임’의 마지막 라운드를 향해 달려가는 피비린내 나는 전투를 살짝 보여준다.

황동혁 감독이 말하는 오징어 게임 최종 시즌의 핵심 메시지는 “절망에 빠진 기훈이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이다. 시즌 3으로 완결되는 이 작품의 마지막 여정에 대해 황 감독은 “기훈의 절망과 재기”라는 키워드로 설명했다. 모든 것을 잃은 기훈이 극한의 절망에서 시작하는 마지막 이야기이다.


황 감독은 지난달 30일 이집션 극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시즌 3의 출발점에 대해 “기훈이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후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하게 될지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명확히 했다. 시즌 2 피날레에서 기훈이 이끈 반란은 참혹한 실패로 끝났고, 그의 동료들 중 다수가 목숨을 잃었다. 이러한 비극적 결말 이후 기훈의 심리적 상태에 대해 황 감독은 깊이 있게 분석했다.

그러나 황 감독이 그리고자 하는 것은 단순한 절망의 서사가 아니다. 그는 기훈의 여정을 통해 더 깊은 철학적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황 감독은 “이야기는 흥미로운 전환점으로 이어진다. 기훈이 수치심을 극복하고 양심과 친절 같은 인류의 가치가 경기장에서도 존재할 수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의문을 품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오징어 게임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의식이기도 하다. 극한의 경쟁 상황에서도 인간의 선량함이 살아남을 수 있는가에 대한 황 감독의 치열한 고민이 담겨 있다. 지난달 31일 기아포럼에서 개최된 ‘넷플릭스 투덤 2025: 더 라이브’에서 공개된 시즌 3 예고편은 기훈의 내면에 끓어오르는 “후회와 죄책감”을 강렬하게 담아냈다. 황 감독은 이러한 감정적 무게가 시즌 3 전반에 걸쳐 중요한 동력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기훈과 프런트맨의 대결 구도다. 시즌 2에서 친구였던 인호가 사실은 프런트맨이었다는 충격적 반전 이후, 두 캐릭터 간의 갈등은 시리즈의 핵심 축이 되었다. 예고편에서 프런트맨이 가면을 벗고 “플레이어 456, 아직도 사람들을 믿나요?”라고 묻는 장면은 이러한 대립의 본질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주인공 기훈을 연기하는 이정재는 시즌 3에서 캐릭터가 맞닥뜨리게 될 극한 상황에 대해 깊이 있게 성찰했다. 그는 “기훈이 모든 것을 잃고 절망에 빠진 상태에서 시작하는 시즌 3는 배우로서 가장 도전적인 여정이었다”고 고백했다. 특히 시즌 2에서 친구라고 믿었던 인호가 프런트맨이었다는 배신감에 대해 이정재는 “기훈에게는 단순한 배신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믿음 자체가 흔들리는 경험”이라고 해석했다. 이러한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그는 “내면의 분노와 절망,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으려는 의지 사이의 균형”을 찾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프런트맨 역할을 맡은 이병헌은 시청자들이 시즌 3의 마지막 회에서 만나게 될 반전에 대해 강한 확신을 드러냈다. 그는 “시청자들이 오징어 게임 마지막 회에 숨겨진 반전에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병헌은 프런트맨 캐릭터의 복잡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병헌은 “시즌 2에서는 인호라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줬지만, 시즌 3에서는 프런트맨으로서의 냉혹함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며 “하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인간 인호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훈과의 대결 구도에 대해 이병헌은 “시즌 2에서 다양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극적인 서사가 시즌 3의 토대를 마련했고, 이 이야기들은 절정에 달하며 폭발적인 드라마틱한 긴장감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정재와 이병헌 모두 시즌 3가 단순한 서바이벌 게임을 넘어선 인간 드라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정재는 “기훈이 겪는 내적 갈등과 성장이 시즌 3의 핵심”이라고 말했으며, 이병헌은 “프런트맨과 기훈의 대립은 선악의 구도가 아니라 서로 다른 신념과 가치관의 충돌”이라고 해석했다.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에 대해서도 기대감이 높다. 시즌 2에서 친구였던 두 캐릭터가 시즌 3에서는 숙명적 라이벌로 대립하게 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연기적 교감이 어떻게 표현될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황동혁 감독은 시즌 3를 통해 오징어 게임 시리즈를 완전히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두 세계 사이의 치열한 충돌은 오는 27일 공개될 시즌 3의 마지막 회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모든 갈등과 서사가 최종 시즌에서 결론에 도달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는 단순히 이야기의 종결이 아니라, 인간 본성에 대한 근본적 질문에 대한 황 감독만의 답변이 될 전망이다.

기훈이 과연 절망을 극복하고 인간의 선량함을 증명해낼 수 있을지, 아니면 프런트맨으로 대변되는 냉혹한 현실에 굴복하게 될지가 시즌 3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오징어 게임 시즌 3는 오는 27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동시 공개된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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