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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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곳곳 줄줄 새는 에너지 잡자

2013-09-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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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먹는 하마 스프링클러 새는지 점검 변기 물탱크에는 병이나 자갈 깔면 절수 매스터 전원차단 장치 있는 ‘멀티탭’사용

에너지 고비용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여름철마다 전력난이 우려되고 에너지 비용은 오르기만 한다. 보유자금을 모두 동원해 어렵게 집을 장만했는데 에너지 비용마저 높다면 가계부에 이중고가 아닐 수 없다. 에너지 절약에 대한 강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앞으로 중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기, 수도 등 집안에서 매일 사용되는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간단한 점검만으로도 에너지 낭비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방지하는 법도 그리 어렵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택 사용자의 에너지 절약에 대한 관심과 실천이다. 생활 속 에너지 낭비 점검법과 방지법 등을 익혀보자.

■물

▲정원


‘연방 환경청’(EPA)에 따르면 일일 수도 사용량 중 약 30%는 실내가 아닌 실외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특히 기온이 오르는 여름철에 실외 수도 사용량은 두 배 가까이 늘어나기 때문에 여름철 실외 수도 사용량에 특별히 신경 쓰면 수도요금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실외 수도의 대부분은 잔디나 정원에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가장 먼저 점검할 곳은 정원에 자동으로 물을 뿌리는 스프링클러 시스템이다. 스프링클러 중 물이 새는 곳이 있나 확인하고 새 것으로 교체토록 한다.

많은 경우 스프링클러의 각도가 잘못 조절돼 뿌려지는 물의 일부가 차고 진입로 또는 도로변으로 낭비되기도 한다. 스프링클러의 헤드를 돌려 정원이나 잔디 부분으로 물이 떨어지도록 각도를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도로에 수도 요금을 낭비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홈통의 물이 떨어지는 부분에 버킷을 비치해 비가 올 때 물을 받아뒀다가 정원용수로 사용하는 것도 수도 절약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화장실

화장실은 실내 물 낭비가 많은 곳 중 한 곳으로 지적된다. 용변 후 무심코 내리는 변기를 통해 불필요한 물이 함께 낭비된다. 우선 변기 상단의 물 저장탱크에서 물이 새는 지를 확인해야 하는데 방법은 간단하다. 물에 타서 마시는 분말식 음료가루를 저장 탱크에 뿌린 후 변기 부분의 물 색깔을 확인한다. 변기를 내리지도 않았는데도 변기에서 음료가루의 색깔이 보이기 시작하면 저장 탱크의 물이 새고 있다는 증거다.

물 저장 탱크와 변기 연결 부분의 덮개가 오래돼 낡았거나 잘못 덮이도록 설치되면 물이 새는 경우가 많아 새 것으로 교체하거나 수리토록 해 불필요한 물 낭비를 막는다. 저장탱크에 별 문제가 없어도 모래를 채운 플래스틱 병이나 너무 무겁지 않은 자갈 들을 저장탱크에 담아두는 것도 변기를 통한 물 낭비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다.

▲욕실


수도꼭지나 샤워기를 통한 수도 낭비도 무시할 수 없다. ‘지질연구소’(US Geological Survey)의 조사에 따르면 수도꼭지에서 1초당 물 한 방울씩만 떨어져도 1년이면 무려 6,428갤런의 물이 새어나가는 것과 같다고 한다. 샤워시간을 조금만 줄여도 엄청난 양의 수도를 절약할 수 있다. 평소 샤워시간에서 약 10~15분만 줄이면 수도요금을 줄일 수 있고 샤워헤드를 교체하는 것도 수도 절약에는 좋은 방법이다. 94년 제정된 친환경법에 의해 새로 제작되는 샤워헤드는 1분당 2.5갤런 미만의 물을 뿌리도록 되어 있다.

■전기

흔히 사용하지 않는 전깃불을 끄는 것만으로도 전기를 크게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믿지만 사실 절전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다. 대신 낡은 전구를 절전형 LED 전구를 교체하는 것이 절전에는 더 큰 도움이 된다. 친환경 LED 전구는 기존의 백열전구보다 소매가격은 비싸지만 전기 사용량이 낮고 수명이 최장 5만시간에 달해 장기적으로 전기를 절약하는 데는 훨씬 효과적이다.

각종 가전제품 역시 전기낭비의 주범으로 지적된다. 가전제품은 사용할 때보다 전원이 꺼져 있을 때 전기낭비가 더욱 심해 올바른 전원 차단법만 알아도 전기 낭비를 막을 수 있다. 가전제품에 의해 사용되는 전력 중 약 40%는 전원이 꺼져 있을 때 사용된다고 한다. 따라서 가전제품의 스위치만 끄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반드시 플러그를 뽑는 습관을 갖도록 해야 한다. 특히 랩탑 컴퓨터 등 충전장치가 있는 가전제품은 사용하지 않을 때 반드시 플러그를 뽑아놓고 매스터 전원 차단장치가 설치된 ‘멀티탭’(multi-tap)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전제품 사용시간도 전력 소모와 관련이 많다. 전력 소모가 많은 세탁기, 건조기, 식기 건조기 등의 제품은 전력 사용량이 많은 오후 시간대를 피해 저녁 시간대에 사용하면 불필요한 전기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또 EPA에 의하면 물을 끓일 때 스토브보다 마이크로웨이브를 사용하면 에너지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EPA에 따르면 마이크로웨이브는 스토브보다 약 80% 적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하며 전력비용은 약 3분의 1 수준이다.

■냉난방

냉난방 시설을 통한 에너지 낭비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단열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거나 환기구의 이음새에 틈이 발생하면 에너지 낭비가 급증하게 된다. ‘연방 에너지국’(DOE)에 따르면 1980년 이전에 건축된 주택의 경우 고작 20%만이 적절하게 단열재가 설치돼 단열재 보수작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열재만 적절히 추가해도 냉난방 때 소모되는 에너지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단열재 보충 후에는 벌어진 문틈이나 창문 틈, 벽모서리 등의 틈막이 공사를 통해 추가로 새는 에너지 비용을 잡아야 한다.

친환경 조경을 통해서도 냉난방에 소모되는 에너지 사용량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창문 인근에 나무를 심어 여름철 실내로 햇빛이 침투해 실내온도를 높이는 효과를 막을 수 있다. 또 실외에 설치된 에어컨 냉각기 주변에도 나무를 심어 냉각기 주변 온도를 낮추도록 하면 냉각기 과다사용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준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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