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그림을 그리며 달라지는 삶”

2013-09-10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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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복인 / 서양화가 / VA

감성 충전 할 수 있는 문화적 취미로의 그림 그리기는 한 번 배워 놓으면 언제나 취미로 할 수 있다. 평생 변함없이 남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사정에 의해 그리기를 멈추었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다시 하더라도, 배움은 고스란히 남는다.

어떤 이는 어릴 적 화가로의 꿈을 배 곯는다고 접게 한 부모에 의해서나 환경적 원인으로 인해 무산되어 다른 길을 갔다가, 나이가 들어 그 욕구가 살아나, 하고 싶은 간절함으로 찾아 들기도 한다.

어느 때이고 원하는 때, 시작할 수 있다.


은퇴 전에 노후대비책으로, 지친 일상에서 일주일에 하루쯤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는다거나, 가치부여를 위함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전혀 그림에는 문외한이라며 ‘나도 할 수 있을까?’ 영 자신없어 하던 이도, 체계적인 기본기를 익히고 나면, 그동안 자신이 몰랐던 소질을 발견하기도 하며, 스스로 감동하고 기뻐하는 순간을 만나기도 한다.

그림은 남는다. 수백년 전 죽은 유명한 화가들의 흔적을 우리는 미술관에서 만나며, 때론 ‘헉!’ 하는 감동인 스탕달 신드롬에 빠지기도 한다. 그림은 영원히 존재해 추억과 기억으로 살아간다. 그림은 사라지는 뇌세포의 감각을 키워준다거나, 자기 계발을 위한 온전한 시간, 어느 순간 함께 해오던 이가 떠난 후에도 혼자서 친구가 되어 놀게 만든다. 그 시간은 한 없는 자유로움이다.

어느 한 작품을 하는 동안, 그림 속에서 소재가 된 장면의 슬픈 추억, 기쁜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다. 즐거움과 새로움과 설렘의 추억들이 있다.

‘왜 나는 그림을 못 그릴까?왜 나는 저 사람처럼 안될까?나는 그림 배움을 잘못 택했나?’이런 얘기는 처음 얼마간 배우면서 수없이 내뱉는 아마추어들의 고민이다. 그림은 자신이 지금 갖고있는 아무 재료나 상관없이 어떤 사물을 그리던 간에 거리낌없이 그려보는 습관이 중요하다. 손바닥 만한 수첩을 가방 안에 늘 갖고 다니면서, 누구를 기다릴 때나, 홀로 차를 마시며 음악을 들을 때 그리면 된다.

이렇게 일단 나만의 시간을 갖고 무언가에 열중할 수 있다는 게 좋은 것이고, 그림이라는게 집중력을 요하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몰입하게 되어 잡념이 사라지면서 머리도 맑아지고, 미술 료가 된다.

처음 스케치를 무수히 하다보면 채색의 욕심이 나는데 그 때에 좋아하는 수채화, 유화, 아크릴화, 보태니컬화 등 맞는 분야의 재료를 구입하면 된다. 붓이 있으면 붓으로, 없으면 나뭇가지로도 스케치는 가능하다. 소재에 있어서는 마음에 드는 명화 중에서 정물화를 모사공부를 하는 것도 작가의 색채나 테크닉을 경험해 보는 기회가 된다. 이 과정에서 자신감을 충전한 후 실제 인물이나 풍경, 자기가 키우는 애견이나 말 등을 그리면 된다. 그림은 가슴으로 느껴지는 감동으로 그리면 된다. 가까운 전시장을 찾아 견문도 넓히면, 그 아는 만큼 본 만큼 행복을 즐길 수 있다.

‘나는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즐기고 사랑한다.

그래서 행복했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그냥 배우는 이유는 이 의미로만 하자.

사랑해서 그렸고, 남겨진 그림이 있어 좋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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