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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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사상을 나누고 싶어요

2013-09-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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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출신 김선아씨, 원효대사 알리는 다큐 제작

신라시대 귀족으로 태어나 화랑 생활 중 불교에 귀의했고 화쟁·무애 사상을 통해 관용과 화합의 정신을 널리 전파한 원효대사의 삶이 한 뉴욕 출신의 미주 동포 여성을 통해 재조명된다.

뉴욕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토크쇼·단편영화를 제작해 온 김선아(44·사진)씨는 올해 4월부터 원효대사의 삶과 사상을 재조명하고 이를 세계인에게 소개하기 위해 장편 다큐멘터리 ‘원효대사-춤추는 스님’을 제작하고 있다.

그는 "유구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인에게 한국은 중국과 일본의 문화 속국으로 인식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1,300여 년 전 통찰력 넘치는 사상과 글로 일본과 중국, 멀리 인도까지 이름을 떨친 ‘원조 한류’ 원효 대사를 전 세계에 소개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다큐멘터리는 우선 원효대사가 어린 시절 화랑도에 들어갔다가 생사의 덧없음을 알고 출가를 결심하는 데서 시작돼 해골 물을 마시고 ‘일체유심조’를 깨닫는 이야기, 요석공주와의 인연, 승복을 벗고 민중 속으로 들어가 무애행을 펼치는 과정 등을 소개한다.이어 원효의 모든 저서를 영어로 번역하고 있는 로버트 버스웰 UCLA 불교학 교수를 비롯한 해외학자들과 그 가르침을 담은 중국, 일본의 고서를 통해 그의 사상을 소개한다.

1997년 미국으로 건너 온 그는 지난해 ‘길에서 원효를 만나다’라는 책을 접한 뒤 인생의 허무와 상실감을 극복하게 됐다며 "철학을 공부하면서 느꼈던 답답함, 해결되지 않는 궁금증이 원효대사의 사상을 통해 해결됐다"며 다큐멘터리를 통해 많은 사람이 원효대사를 알게 돼 나와 같은 감동을 느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공자, 장자, 노자의 사상은 전 세계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지만 원효대사는 한국에서조차 깊이 있는 연구보다는 ‘해골 물’ 이야기로 가십처럼 다뤄지는 것이 안타까웠다"면서 "산속의 수행을 넘어 민중과 함께 한 그의 가르침은 세상을 보는 새로운 관점,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9월 배급을 목표로 제작되는 약 70분 분량의 이 다큐멘터리에는 박재동 화백이 그린 화랑이자 승려, 거사(居士)로서의 원효의 모습도 담길 예정이다.김씨는 현재 삼국 환란의 고통에 시달리는 민중을 치유한 원효대사의 ‘무애가’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해석해 공연할 뮤지션을 찾는 동시에 크라우드펀딩 웹사이트인 텀블벅(www.tumblbug.comaster_wonhyo)을 통해 초기 제작비용을 모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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