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리즈마 국제 음악 콩쿠르 현악B부문 1위
국제대회 다수 출전 16세미만 그룹 총 3번 우승
“아직 인생을 길게 살진 않았지만 음악은 그런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그래서 기술적인 면보다는 관객들과 교감을 잘 하는 그런 음악가가 되고 싶어요.”
올해로 10회를 맞은 ‘2013 리즈마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한인으로는 유일하게 현악 B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박예지(15·라과디아 예술고교 11학년)양은 “사실 무대 경험을 쌓으려고 나간 대회에서 우승까지 차지해 뜻밖이었다”며 겸손해했다.
피아니스트인 엄마의 권유로 3세 때부터 바이얼린과 피아노를 습득하기 시작했고 10세 때 만난 음악적 갈림길에서 바이얼린을 집으며 전문적인 바이얼리니스트의 길을 걷고 있다. 주중에는 라과디아 예술 고교에 재학하면서 동시에 토요일이면 전 세계 음악 영재들이 모여 있는 줄리어드 예비학교에서 바이얼린을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이미 실력은 여러 곳에서 인정받았다. 지금까지 총 4회의 국제대회에 출전했고 9세 때 독일 땅을 처음 밟은 이후 10세 때 러시아 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이어 이듬해에는 뉴욕에서 열린 대회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까지 합치면 일반적으로 16세 미만 학생들이 경합하는 부문에서만 세 번의 우승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간의 우승 경험은 자연스럽게 카네기홀 공연 2회, 링컨센터 머킨홀에서의 연주 기회로도 이어졌다. 하루 평균 연습시간은 평일엔 4시간, 주말엔 7시간이다. 바이얼린은 기술적인 면이 중요한 악기다보니 하루라도 연습을 빼먹으면 감을 잃어 절대로 연습을 게을리 해선 안 된다는 철칙이 확고하다.
테크닉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래도 그런 기술만으로는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왜 음악을 하고 있는지를 곰곰이 생각하며 음악 자체를 우선 이해하고 그 안에서 감동을 끌어내자는 다짐을 하게 된다고. 연습을 길게 하는 건 분명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늘 음악을 즐기려고 하다 보니 연습하는 시간마저도 즐겁단다.
좋아하는 음악가로는 네이슨 밀스타인을 꼽는다. 바로 이 사람이야 말로 기술적인 면보다는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분이라는 생각에서다. 1904년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난 밀스타인은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인 1992년에 비록 타계했지만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와 낭만주의 작품을 그만의 방법으로 해석하는 바이얼리니스트라는 것.
밀스타인과 같은 바이얼리니스트가 되고 싶다는 소망으로 앞으로 더 많이 배우고 익혀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협연을 하는 날을 꿈꾸고 있기도 하다.
올해 10월에는 뉴욕 챔버 오케스트라와의 공연에 이어 11월에 어퍼 맨하탄에서 존 F. 케네디 서거 50주년 음악회에도 참여한다. 내년에는 서울에서 한국 화음 챔버 오케스트라와 공연도 앞두고 있다.
텍사스 휴스턴에서 자랐지만 3년 전 줄리어드 예비학교에 합격하며 뉴욕에 온 박양은 박용제·박현숙씨 부부의 외동딸이다. <함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