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광복 68주년을 맞은 지난 15일 맨하탄 타임스 스퀘어에선 수백명이 갑작스레 나타나 하나의 동작으로 깜짝 공연을 펼치는 ‘8.15 기념 플레시 몹’ 이벤트가 펼쳐졌다.
이날 공개된 플레시 몹 가운데 첫 스타트를 끊은 건 민속음악과 춤이 어우러진 태권도 공연. 전 세계 관광객들은 100여명의 참가자들이 선보이는 태권도 공연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올 9월 롱아일랜드 그레잇넥 사우스 고교 진학 예정인 김해나(14) 양도 태권도복을 차려입고 플레시몹의 한 구성원으로서 누구보다 열심히 한국의 독립기념일을 알렸다. “이번 행사를 위해 태권도장을 세 번씩이나 찾아가 땀을 흘리며 연습했는데 이렇게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리고 나니 보람되고 기분이 너무 좋아요. 제 스스로가 자랑스럽니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한국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김 양이 이처럼 수많은 대중(?) 앞 무대에 선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1절에는 뉴욕한국학교의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맨하탄 센트럴팍에서 직접 독립 선언문을 영어로 낭독하는 퍼포먼스를 뉴요커들에게 선보였고, 뉴욕한국학교 개교 40주년을 맞았을 땐 심청전을 각색한 연극 ‘심청, 뉴욕에 오다’에서 주인공 심청이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김 양의 열연 덕분이었던지 심청전은 큰 반향을 일으키며 이후 뉴욕한국문화원의 요청으로 앵콜 공연까지 가졌다. “사실 사람들 앞에 서는 게 쉽진 않지만 그래도 무대에 서면 즐겁습니다. 그것도 한국문화와 관련된 일로 서니 기쁨이 두 배가 되는 것 같아요”라며 앞으로도 우리 문화를 자랑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기꺼이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이처럼 ‘한국 문화 전도사’를 자처하는 김양은 전문 강사들로부터 연기와 춤, 바이얼린 등 예술 분야에 특출한 재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정식으로 무용 강습을 받은 지 두 달밖에 안 됐지만 벌써부터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고.
김양은 “아름다운 우리 문화를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면 좋겠다”며 “지금의 재능과 특기 개발은 그런 의미에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웃었다. 현재 김양의 가족은 요즘 한인사회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는 대가족을 이루고 있다. 지금 김양이 살고 있는 용커스 집 1층엔 큰 고모네 가족이 살고, 2층엔 할머니와 작은 고모가, 3층엔 김양 가족이 거주하고 있다.
김양은 “우리 집에선 가족들이 모두 모여 김장을 하는 등 한국에서의 삶을 그대로 미국으로 옮겨온 듯 살고 있습니다”며 “아무래도 친척들과 함께 모여 살다 보니 다른 한인 친구들보다 한국 문화를 더 자연스럽게 접하고 있는 것 같아요”고 활짝 웃었다.<함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