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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오퍼’와 이렇게 경쟁하면 승산 있다

2013-08-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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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바이어 내 집 마련 전략

▶ ‘융자 사전 승인서’ 제출은 필수 ‘오버 프라이스’ 매물 틈새 공략 ‘러브레터’등으로 셀러 감성 자극

주택가격과 모기지 금리가 오름세로 아직까지 주택을 구입하지 못한 바이어들의 발걸음이 더욱 바빠지고 있다. 더군다나 전액 현금 거래인‘캐시 오퍼’마저 난무해 모기지 대출을 끼고 집을 사야 하는 바이어들의 주택구입이 더욱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4월 매매된 주택 중 약 3분의 1이 전액 현금으로 지급됐을 정도로 캐시 오퍼의 위력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캐시 오퍼를 앞세운 바이어들은 베이비부머 세대, 부동산 투자자들, 외국인 바이어들로 구분된다. 평생 부어온 모기지 대출로 에퀴티가 많이 쌓였거나 이미 모기지 상환을 완료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보유현금을 털어 은퇴용 소규모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고 현금 동원력이 뛰어난 투자자들이나 중국인 등 외국인 바이어들의 캐시 오퍼 비율도 높은 편이다. 그렇다면 이들 캐시 오퍼와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융자 사전승인

융자 사전승인은 주택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주택을 구입하기 전 바이어가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로 여겨진다. 모기지 대출은행과 상담을 통해 주택구입에 필요한 모기지 대출 한도를 알아보는 과정으로 바이어의 재정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대출 은행 측이 제시한 대출 한도가 있다면 이를 서류화해 주택구입 때 오퍼와 함께 제출하는 절차도 이제 주택구입 때 필수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요즘처럼 주택구입 경쟁이 치열한 시기에는 융자 사전승인 절차 없이 주택을 구입한다는 것은 어림도 없는 일. 캐시 오퍼가 ‘갑’인 요즘 모기지 대출이 불확실한 바이어를 거들떠 볼 셀러가 없기 때문이다.

모기지 대출을 받아야 하는 바이어는 반드시 대출 은행 측으로부터 융자 사전승인을 받고 이를 셀러 측에 제시해야 셀러 측의 눈길이라도 받을 수 있다.

융자 사전승인에는 크게 두 가지 절차가 있다. 흔히 융자 자격심사로 불리는 ‘pre qualification’이 있고 말 그대로 융자가 사전 승인된 ‘pre approval’ 절차다. 융자 자격심사는 사전 승인보다 간단한 절차로 모기지 대출 신청자의 가장 기본적인 재정상황 정보만으로 융자 가능성을 타진하는 절차다.

반면 렌더별 자체 심사 프로그램을 통해 바이어의 비교적 자세한 정보를 입력한 뒤 융자 가능성을 제시한 ‘융자 사전승인서’(pre-approval letter) 또는 ‘DU 승인서’(desktop underwriter approval) 등은 모기지 대출 승인 가능성이 비교적 높아 셀러 측이 오퍼 검토 때 관심 있게 보는 서류로 가급적이면 이 서류들을 첨부하는 편이 캐시 오퍼와 경쟁에서 승산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 ‘오버 프라이스’매물 공략

주택구입 희망지역에 캐시 오퍼 바이어들이 득실댄다면 가격이 낮게 나온 매물을 찾기 보단 오히려 시세보다 비싸게 나온 매물을 공략하는 것도 때로는 효과적이다.

부동산 투자자 등 캐시 바이어들의 가장 큰 전략은 현금을 앞세워 매물의 가격을 최대한 깎으려는 것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구입해야 그만큼 투자 수익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버 프라이스(over price) 된 매물은 일단 투자자들의 관심 밖으로 멀어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시세보다 비싼 매물을 내놓은 셀러가 의외로 가격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고 해서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나온 매물에 접근하기보다 구입가능 가격대 내에서 매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또 시세에 비해 너무 비싸게 나온 매물은 구매계약이 체결되더라도 감정가가 적절히 나오지 않을 수도 있어 자칫 거래가 중도에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눈높이 낮추고 최상 오퍼 작성주택시장이 바이어들로 넘쳐나 이제 ‘헐값 오퍼’(low ball offer)는 먹히지 않는다. 혹시나 하는 기대로 헐값 오퍼를 넣었다가는 셀러 측과의 재협상의 기회를 아예 잃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최근 주택매매 기록을 보면 대부분 셀러가 내놓은 가격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가격대에서 매매가격이 형성되고 많은 지역에서는 오히려 높은 가격에 집이 팔리고 있다. 가능하면 셀러의 기대치와 비슷한 가격대의 오퍼를 제출하면 좋다. 그렇다고 무작정 셀러가 부르는 대로 오퍼를 제출해서도 안 된다. 구입 한도를 넘어서게 되면 모기지 대출 승인이 거절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입 희망 가격대를 조금만 낮추면 오퍼가격을 높일 수 있어 경쟁력을 갖춘 오퍼를 제출해 볼 수 있다. 오퍼가격을 정할 때도 일반적인 가격대와 조금 다른 방법을 써보는 것도 효과적이다.

일반적으로 5,000달러 단위나 1만달러 단위로 끊어 오퍼가격을 정하는 것과 달리 1,000달러 단위로 가격을 정한다. 예를 들어 42만5,000달러 대신 42만6,000달러, 또는 50만달러 대신 50만1,000달러로 오퍼를 작성하는 식이다.

■셀러의 감정을 ‘터치’

주택구입 경쟁이 과열되면서 오퍼와 함께 셀러에게 ‘러브레터’까지 첨부하는 사례가 많다. 셀러의 감정을 최대한 끌어내 자신의 오퍼가 선택되도록 해보려는 시도인데 의외로 성과도 높다.

캐시 오퍼를 앞세운 투자자들의 경우 집을 구입한 뒤 필요할 때 리모델링을 거쳐 다시 임대하려는 목적이 대부분이다. 구입한 주택에 거주할 계획이 전혀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일부 셀러는 이같은 바이어들을 꺼리기도 한다.

팔려고 내놓은 집에서 자녀가 출생해서 성장기를 거쳐 출가할 때까지 살아온 바이어는 집을 향한 끈끈한 애착감이 있다.

이들 셀러는 갓 결혼한 부부나 어린 자녀를 둔 부부가 집에 들어와 자신들처럼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를 원하기도 한다. 편지를 통해 집을 좋아하게 된 이유나 가족을 소개하고 집 앞에서 촬영한 가족사진까지 첨부하면 의외로 셀러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

<준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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