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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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맨하셋 고교 11학년 알버트 김 군

2013-08-0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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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OC 위원 꿈꾸는 만능 재주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돼 전 세계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습니다.”

뉴욕에 IOC위원을 꿈꾸는 한 소년이 있다. 소년은 IOC위원이 되고 싶은 열망을 담아서 전 세계에서 활동 중인 IOC위원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아프리카의 조그마한 나라 기니의 수영선수 에릭 무삼바니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에 출전해 헐렁한 반바지 수영복으로 개헤엄으로 역영해 올림픽 사상 최악의 기록을 냈습니다. 하지만 그의 도전정신은 전 세계인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죠. 그의 도전 후 수영장이 없던 기니에 수영장이 건설되고 각종 지원이 쏟아졌어요. 저도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기회를 줄 수 있는 IOC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꿈은 꾸는 자의 것이 아닌 노력하는 자의 것이라고 했던가. 소년의 꿈과 열정에 감동한 미국올림픽위원회는 고등학생으로는 처음으로 이 소년을 직접 초청해 총회에 참관토록 허락하고 ‘꿈을 반드시 이루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싱가폴 올림픽위원회는 소년에게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인턴십의 기회를 제공해 직접 IOC위원들과 일할 수 있도록 했다. 롱아일랜드 맨하셋 고교 11학년에 재학 중인 알버트 김(한국명 세웅)군은 이렇듯 오늘도 한발 한발 자신의 꿈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김운용 전 IOC부위원장)를 보면서 IOC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키웠어요. 올림픽 경기를 직접 보면서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느꼈죠. 궁극적으로는 막연히 가난한 사람을 물질적으로 도와주기보다는 그들에게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IOC위원을 꿈꾸는 김 군은 학업과 음악, 스포츠 등 각 분야의 최고가 되기 위해 끝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비즈니스, 음악, 스포츠를 너무 좋아하는데 올림픽은 이 세 가지가 모두 포함돼 있잖아요. 제가 좋아하는 것과 잘 할 수 있는 것, 이 모든 것을 다 살릴 수 있는 것은 IOC 위원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각종 대회에 참가해 자신의 한계와 끝임 없이 부딪치며 기량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알버트 김 군. 그 결과 수상 경력만 20여 차례에 달할 정도로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5월 피닉스에서 열린 인텔국제과학경시대회(ISEF)에 뉴욕대표로 출전해 과학 부문 1등, 최종결선에서는 4등을 차지했고, 롱아일랜드과학경시대회(LISEF)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수 십 개의 상장과 메달이 방 한쪽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음악 분야에서도 남다른 재능을 갖추고 있다.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에서 열린 포즈하임 국제음악 콩쿠르 ‘더 파이어 웍(The Fireworks)에서 첼로 부문 1등을 수상했으며, 현재는 줄리어드 음대 예비학교에서 매주 토요일 첼로를 배우고 있다.
9학년 때는 불가리아 알베나에서 열린 제15회 청소년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도 1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리더십과 운동 능력도 뛰어나서 9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교내 펜싱 남자팀 주장을 맡고 있다. 10학년 때는 롱아일랜드 고교 펜싱대회에서 4등을 차지하며 낫소카운티 대표로 뽑히기도 했다. 누군가에게는 한 가지만으로도 벅찬 일들을 어떻게 이렇게 모두 완벽하게 해낼 수 있었을까.

“중요한건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실패해도 계속해서 도전하고 배우는 자세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대회에서 입상 못하고 탈락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오기를 갖고 더 열심히 노력했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즐겁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학업과 음악, 스포츠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연습하고 공부하는 노력파이면서도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김군은 김민선 뉴욕한인회 이사장의 1남1녀 중 막내다.<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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