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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종들 “가나다라...”삼매경

2013-07-3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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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러싱 하나한글학교 무료 한국어강좌 10여명 학습열기

타인종들 “가나다라...”삼매경

하나한글학교의 타인종 대상 무료 한국어 강좌에서 수업 중인 학생들.

한국어 학습에 대한 갈증을 어렵게 해결한 타인종의 학습 열기가 플러싱에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파슨스 블러바드 선상에 자리한 뉴욕하나교회(담임목사 권영국)가 무료 운영하는 하나한글학교에 금요일과 토요일마다 모여 한국어 배우기에 한창인 타인종들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강좌의 현재 등록생은 10여명 남짓. 백인과 중국인 등 인종은 물론 10대 후반부터 60대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 이들 대부분은 길거리에서 우연히 전단지를 보고 직접 찾아온 케이스.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열정만큼은 이미 오래전부터 가슴 깊숙이 꿈틀됐지만 마땅한 교육기관을 찾지 못해 막막했고 힘들게 찾더라도 맨하탄까지 가야하는 어려움과 비싼 학비 부담 때문에 망설인 적이 더 많았다고. 그런 와중에 접한 무료 강좌다보니 교사가 자리를 비운 쉬는 시간조차 아껴가며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을 정도다.

27일 열린 수업에서는 방학을 맞아 집에 온 대학생 아들(로이·21)과 나란히 앉은 앤젤라 팅(47)씨, 한국인 남편을 둔 캐롤 구(39)씨, 올해 가을 뉴팰츠 뉴욕주립대학 입학을 앞둔 앨리스 헤(17)양 등이 더위도 잊은 채 공부에 열심이었다.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아 한국의 사극 드라마를 보다 한국어 학습에 흥미를 갖게 됐다는 팅씨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그날까지 한국어 공부를 쉬지 않겠다는 결심이다. 한국인 남자친구를 둔 헤양은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할 예정이며 언젠가 한국 진출의 꿈을 이루고픈 목표도 있다.

한국이나 대만으로 이주를 염두에 두고 결혼생활 8년 만에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는 구씨는 “세종대왕은 천재 같다”며 한글의 놀라운 과학성에 감탄했다. 미국 생활 3년째인 아리아 장(26)씨는 “중국어에서는 사라져가는 존댓말 표현이 한국어에는 계속 이어지고 있는 전통이 부럽다”며 “처음에는 어렵던 한국어 학습이 갈수록 욕심난다”고 말했다.

페루에서 태어난 중국계인 수잔나 레온(28)씨도 일상에서 사용하는 간단한 문장들은 불쑥 불쑥 한국어로 튀어나올 만큼 한국어가 생활의 일부가 됐다며 웃었다.
수강생의 대다수는 영어나 중국어는 물론 불어와 일본어까지 다국어 구사 능력을 이미 갖춘 인재들. 문법보다 발음이 어렵다고 느끼는 한국어지만 길거리에서 한글 간판을 읽는 재미와 한인 업소를 한층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을 한국어 학습 이후 가장 달라진 점으로 꼽았다.

학생 지도를 맡은 이수아 전도사는 “무료 한국어 강좌는 도구일 뿐 궁극적인 목표는 선교”라며 내년 여름에는 예비 대학 입학생을 대상으로 방학 동안 한국어 집중 강좌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가을학기 수업은 8월24일 개강한다. ▲문의: 347-430-7475/646-610-3927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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