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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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학부모 등골 휜다

2013-07-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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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시학원.예체능 과외. 모국관광..부업 뛰어야 할 판

여름 방학을 맞아 한인 학부모들의 등골이 휘청대고 있다. 여름 입시학원부터, 예체능 특수 과외비, 모국관광 체험에 이르기까지 평소보다 자녀 사교육비가 곱절은 더 들어가기 때문이다.

뉴저지의 팰리세이즈팍의 김 모(47)씨는 최근 11학년과 7학년에 재학 중인 형제의 여름 특별프로그램 수강을 위해 약 5,000달러에 달하는 거액(?)을 지불해야만 했다. 맞벌이를 하는 김 씨는 자녀 한 명만 학원에 보낼 수도 없고 해서 일단 ‘크레딧 카드’로 막았다.

아이들에게 걱정말고 열심히 공부만 하라고 했지만 당장 다음 달부터 막아야 할 크레딧 카드 비용 때문에 부업을 잡아야 할 판이다.
퀸즈 플러싱의 최 모(49) 주부 역시 요즘 가게부 체크에 여념이 없다. 첼로 전공을 희망하는 딸을 위해 3,000달러 상당의 여름 뮤직캠프 비용을 치른 후 가계 예산을 어떻게 메꿀 지 막막하기 만 하다. 본격적인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늘어난 사교육비로 한인 학부모들의 한숨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10~11학년 자녀를 둔 부모들의 경우 SAT 특강 수강을 위해 2,000달러 정도의 수강료를 지불하는 것은 기본이다. 어떤 곳은 여름방학 8주 코스로 3,000달러 이상을 내는 학원도 있을 정도다. 13세 미만의 자녀들을 둔 맞벌이 가정은 애프터스쿨 비용이 데이케어로 바뀌면서 자녀 한 명당 200~300달러가량 더 지출해야 한다. 아침부터 부모가 퇴근하는 저녁시간까지 맡아볼 학원들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가족여행이라도 가보려면 부담이 더욱 커진다.

4인 가족 기준으로 한국 방문을 계획하면 1만달러는 족히 든다. 항공료만 6,000달러 정도에 용돈, 친지 선물 값 등을 포함하면 허리가 휠 정도다. 11학년과 9학년생의 자녀를 둔 김 모씨는 “애프터 스쿨 등으로 학기 중에도 1,000달러 가까이 지출하고 있었는데 여름캠프나 보강수업 등으로 1,000달러가량 비용이 더 늘어날 것 같다”며 “이렇게 되면 가계지출의 30%가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여름방학 기간 지나치게 학업에 치중하기보다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며 이 역시 큰돈을 들이기보다는 자기 주변에서부터 새로운 것을 찾아 시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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