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필문학가협, 신장이식·폐암 투병 1년만의 귀국 웰컴파티… 축하·감사 나눠
◀신장을 나눠가져 진정으로 한 몸이 된 이병성·이정아 부부.
▲수필가협회 회원 등 문우들이 이정아(가운데 앉은 사람) 이사장을 환영하고 있다.
신장기증 남편에 감사패
눈물과 웃음, 감격과 감사, 사랑과 기쁨이 넘치는 자리였다.
20일 저녁 LA한국교육원에서 재미수필문학가협회(회장 성민희)가 마련한 이정아 이사장 귀국환영행사는 문단에서 보기 드물게 훈훈하고 따뜻하고 웰컴홈 파티였다. 이날 모임에는 지난 1년 동안 이씨의 쾌유를 빌며 기도해온 문우 30여명이 참석, 건강을 찾아 돌아온 그를 진심어린 축하와 환영으로 맞이했다.
재미수필문학가협회 직전 회장이며, 본보 문예공모 생활수기 부문 심사위원이고 칼럼니스트였던 이정아씨는 작년 5월 신장이식수술을 위해 한국으로 떠났었다. 몇 달이면 될 줄 알았던 그의 서울 체류는 뜻하지 않게 폐암이 발견되면서 큰 고비를 넘겨야 했고, 9월에 2개의 신장을 모두 적출하는 수술을 받은 후 넉달간 투석을 거쳐 올해초 남편의 신장을 이식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게다가 회복 중 허리골절을 당해 몇배로 힘든 시간을 보낸 후 조심조심 돌아온 것이니, 환자 자신이나 기다려온 친지들이나 LA에서 다시 만난 감격은 말할 수 없이 큰 것이었다. 문우들은 부활이니, 생환이니, 기적 등의 극적인 표현으로 그의 살아돌아옴을 축하했다.
머리가 하얗게 세어 돌아온 이정아씨는 투병으로 고생한 흔적이 역력했으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밝고 희망 차 그동안 걱정했던 사람들의 짐을 단번에 벗겨주었다. 물론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어서 워커에 의지해 걷고 섭생도 주의해야 하며 3개월마다 한국 가서 검진해야 하는 등 아직도 환자인 상태지만, 그리운 사람들을 다시 만난 흥분에 누구보다 기쁜 얼굴이었다.
“다시 이 자리에 설 수 있을지 걱정 많이 했다”는 그는 인사말 도중 여러번 목이 메어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고 “돕는 손길과 기도해주는 분들이 많아서 든든한 마음으로 투병할 수 있었다”면서 “이제는 갚을 일만 남았으니 남을 더 많이 생각하고 세상을 위해 봉사하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년 동안 중보기도 팀을 결성하고 부지런히 소식을 전하며 많은 수고를 했던 성민희 수필협회 회장은 “이런 감격적인 행사를 살면서 몇 번이나 만날 수 있겠느냐”고 기뻐하면서 그동안 매일 아침저녁 9시에 시간을 정해놓고 기도했던 중보기도팀을 이 날짜로 공식 해산한다고 발표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좋은 글과 모범적인 작가생활, 치우치지 않는 문단활동으로 많은 문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정아씨는 작년 연말 투병중에도 세 번째 수필집 ‘자카란다 꽃잎이 날리는 날’을 출간, 이날 만난 사람들에게 선물로 한권씩 증정했다.
특별히 아름다웠던 것은 이날 문우들이 아내에게 신장을 떼어준 이정아씨의 남편에게 감사패를 증정한 것이었다. ‘장한 그대에게’란 제목의 기념패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지극한 아내사랑을 온몸으로 실천한 이병성님께 그 일을 잘 알고 기억하는 문우들이 존경과 응원의 마음을 담아 이 패를 드립니다’ 2013년 6월20일이정아를 사랑하는 사람들 드림
<정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