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금리 상승세 향후 주택시장은
▶ 매물 늘어나며 가격 상승세 주춤 깡통주택 감소속 투자자 이탈 가속
모기지 금리가 예상밖의 빠른 속도로 상승하면서 주택 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택 구입난에 지칠대로 지진 실수요 구입자들이 금리마저 수직 상승세를 타자 하나 둘씩 주택 시장을 떠나며 주택 수요 감소가 우려된다. 금리가 오르면 재융자 수요 감소도 불가피해 가까스로 감소한‘깡통 주택’ 숫자가 다시 증가해 주택 시장을 위협할 수도 있다. 현재까지 주택 수요가 뚜렷히 감소하거나 깡통 주택이 증가하는 등의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일부 전문가들은 모기지 금리 급등 현상을 주택 시장 위축과 연결 시키기보다는 과열 양상의 주택 시장이 조정기를 맞을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비정상으로 치솟고 있는 주택 가격이 진정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주택 가격 급등의 주범인 매물 부족 현상은 서서히 해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매물 가뭄 해갈
주택 매물이 4월에 이어 5월에도 증가했다. 증가량은 미미하지만 매물 부족난에 시달렸던 바이어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주택 가격이 확실한 상승세를 탔다는 기대감에 집을 내놓는 셀러들이 하나 둘씩 늘었기 때문이다. 4월을 기점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주택 매물량이 증가세를 이어갈 경우 주택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지고 주택 시장이 여름철 이후 어느정도 조정기를 맞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동산 전문 웹사이트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5월 초 시장에 나온 주택 매물은 약 185만채로 전달(약 175만채)보다 약 5.8% 늘었다. 전달인 4월에도 주택 매물은 전월대비 약 4%의 증가율을 보인 바 있다. 또 5월 초 주택 매물량은 올해 초 대비로는약 25% 늘어난 수치로 주택 매물 부족 현상이 서서히 해갈 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올 1월부터 4월사이 증가한 주택 매물량은 약 37만5,000채로 과거 2년 같은 기간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2011년과 2012년 1월~4월 사이 매물 증가량은 각각 약 4만5,000채와 약 10만8,000채에 그친 바 있다. 이는 2010년 주택 시장 부양책인 세제 혜택 프로그램이 종료된 데 따른 결과로 종료전인 1월~4월 기간동안 주택 매물은 약 44만2,000채나 증가했고 종료직 직후 급감했다.
지역별로는 전국 146곳 주택 시장 중 15곳에 주택 매물량이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애틀랜타(3.4%), 마이애미(2.8%), 투산(1.1%) 등의 지역에서 매물량 증가가 두드러졌다.
반면 지난해 주택 가격이 크게 오른 남가주 대부분의 지역은 전년 대비 주택 매물량이 여전히 큰 폭의 감소세다.
5월 오렌지카운티의 주택 매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약 43%나 감소, 전국에서 가장 큰 감소세를 기록했다. LA의 경우 약 35%, 벤투라는 약 33%, 샌디에고의 경우 약 32%씩 각각 하락했다.
■차압률 반등, 매물 공급 기대감
최근 2년간 지속된 극심한 매물 가뭄 현상은 주택 수요가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수년간 지속된 가격 하락으로 수요가 사라지자 집을 팔려는 셀러들의 의지마저 꺾어 버렸다. 게다가 난데 없이 터진 ‘부실 차압’ 사태로 은행들의 차압 절차가 더뎌지면서 차압 매물까지 감소, 매물 부족 현상을 부추겼다.
그나마 간간히 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임대 주택으로 전환을 추진하려는 부동산 투자들에 의해 대거 매입되면서 매물 부족난이 가중됐고 주택 가격 하락이 지속되자 주택 처분이 불가능하거나 미루는 셀러까지 늘면서 주택 매물 가뭄이 극심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주택 가격이 상승 탄력을 받으며 차압 절차에 속도를 내는 은행이 늘고 있어 조만간 다시 차압 매물이 증가할 전망이다.
또 지금을 집을 팔기에 적절한 시기로 여기는 주택 소유주들도 늘고 있어 일반 매물 역시 다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국영 모기지 기관 패니메이가 6월 초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집을 팔 기에 적절한 시기로 여긴다고 답변한 주택 소유주는 전체 중 약 40%로 4월 조사 때(30%)보다 크게 늘었다.
■은행들 주택 압류에 제속도
은행들이 드디어 주택 압류에 제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던 주택 압류가 지난 5월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택 가격 상승에 어느정도 자신감을 회복한 은행들이 주택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자 주택 압류를 늘려야 할 시기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택 압류가 늘어날 경우 주택 시장에서 한동안 모습을 감췄던 차압 매물이 다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압 매물 전문 웹사이트 리얼티트랙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주택 압류 건수는 약 3만8,946건으로 전달(약 3만4,946건)보다 약 11% 증가했다.
주택 압류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전국 33개주에서 전달대비 증가를 보였다. 리얼티트랙 측은 현재 속도대로라면 올해 총 압류 건수는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든 약 50만건을 쉽게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 ‘깡통 주택’ 감소
주택 시장 회복의 걸림돌로 지적되 오던 ‘깡통 주택’의 숫자 역시 최근 급격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깡통 주택’은 주택 가치가 모기지 대출 원리금보다 낮아 차압이나 숏세일 외에는 주택 처분이 거의 불가능한 주택이다.
주택 가격 하락기에는 대부분 차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주택 가격 하락을 더욱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최근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깡통 주택’에서 벗어나 수면위로 부상하는 주택이 늘었다.
시장 조사 업체 코어 로직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깡통 주택 비율은 전체 모기지 대출의 약 19.8%로 20% 미만대로 떨어졌다. 깡통 주택 비율은 2011년 약 25%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차츰 감소를 나타내고 있다.
당시 깡통 주택 숫자는 무려 1,210만채로 주택 시장 회복의 가장 위협적인 요소였으나 최근 약 970만채로 하락하면서 점차 개선되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 1분기중에만 약 85만채의 주택이 주택 가격 상승의 영향으 깡통 주택을 모면한 것으로 조사됐다.
깡통 주택 숫자가 최근 급감하고 있는 것은 주택 가격 상승에 의한 영향이 가장 크다. 여기에 은행들이 그동안 부실 주택 자산을 차압이나 숏세일 등의 수단으로 처분한 것도 깡통 주택 감소를 도왔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는 은행의 부실 대출 ‘원금 삭감안’은 깡통 주택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편 깡통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에퀴티 비율이 낮아 재융자나 주택 처분이 쉽지 않은 주택의 비율은 여전히 높았다. 코어로직에 따르면 에퀴티 비율이 20% 미만인 주택은 전체 대출자의 약 23%였고 이중 에퀴티 비율이 5% 미만으로 깡통 주택으로 쉽게 전락할 가능성이 높은 주택의 비율은 약 4.4%로 조사됐다.
■투자자 이미 발빼기 시작
지난해 적극적인 주택 매입 움직임을 보였던 투자자들이 올들어 주택 시장에서 하나 둘씩 발을 빼고 있는 것도 주택 가격이 조만간 조정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현상이다.
시장조사기관 ORC 인터내셔널이 최근 부동산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절반이 넘는 응답자들이 내년 투자용 주택 매입 비율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지난해 8월 조사에서 구입 축소 계획을 밝힌 투자자는 약 30%였던 것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비율이다.
주택 구입 과열 경쟁과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이미 첫주택 구입자 비율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 수요까지 감소할 경우 주택 시장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의 심리가 크게 위축된 원인은 최근 나타난 주택 가격 급등 현상때문이다. 주택 가격이 빠르게 오르는 반면 임대료 상승은 추춤해지거나 이미 떨어지는 곳이 많아 기대한 만큼의 투자 수익률을 거두기 힘들어진 탓이다.
또 투자자들의 주 매입 대상인 차압 매물이 급감 하면서 ‘살만한’ 매물은 없고 일반인 투자자까지 투자 열풍에 가세하면서 투자용 주택 구입도 힘들어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해 약 24%나 차지했던 투자자들의 주택 매입 비율이 올해 4월에는 약 19%까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