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물에 푹~ 빠진 신통방통 국악남매
▶ 한국민속예술원 풍물단 유일한 남매 단원
지난 달 롱아일랜드 노스 햄스테드 타운에서 열린 ‘제 4회 아시안 아메리칸 페스티벌’에서는 한인 어린이들이 무대에 올라 신나는 상모돌리기로 지역 주민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주인공은 바로 한국 민속예술원(원장 최명순) 소속 어린이 풍물단.
특히 이중 유일한 여자 단원인 문희원(7, PS213)양은 오빠 문이상(9, PS213)군과 함께 무대에 올라 척척 맞는 남매간의 호흡을 자랑했다. 이상군과 희원양은 한국민속예술원에서 유일한 남매 단원이다.
2년전 외할머니 최옥례씨가 예술원에서 장구를 배우는 모습을 보고 국악을 배우고 싶다고 엄마, 최미라씨를 조른 것이 풍물단에 입문한 계기가 됐다. 상모돌리기 연습에 돌입한 이래 목이며 어깨, 무릎등 성한 곳이 없어 밤이면 파스를 붙이고 잠을 청할 정도지만 매주 2~3회씩 예술원을 다니며 꾸준히 실력을 다지고 있다.
실력은 일취월장해 입문한지 6개월만에 치른 미주국악경연대회에 어린이 풍물단으로 출전,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희원양의 상모가 벗겨지는 바람에 아쉬움은 남았지만 이후 뉴욕과 뉴저지 등을 돌며 코리안 퍼레이드와 마당소리 국악공연 등 각종 문화 축제에서 공연을 펼치는데 그때의 경험은 큰 밑거름이 됐다.
희원양은 “무대에 오를 때마다 단한가지 걱정은 실수를 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라며 “하지만 공연과 연습 과정이 재밌어 계속해서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학교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들 남매는 상모돌리기를 선보여 전교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기도 했다. 태권도와 피아노 등 여러 가지를 해봤어도 상모돌리기만큼 이들 남매의 관심을 끈 적은 없었다고.
남매가 티격태격 다투면서도 의지하면서 국악을 배우면서 한국어 실력도 늘었지만 양보심과 자신감이 커진 것은 또 다른 소득이다. 한국 역사에 대한 관심도 늘어, 요즘은 단군신화에 대한 인터넷을 뒤지기도 한다.
주중에는 학교, 주말에는 한국 학교와 예술원을 붙어 다니는 남매지만 장래 희망에 대한 주관은 각기 뚜렷하다. 유치원 시절부터 행성의 이름을 모두 외웠을 정도로 과학을 좋아하는 이상군은 아인슈타인같은 과학자가 되길 희망했다.“바로 E=MC 스퀘어를 발견했기 때문”이라며 “에너지와 질량의 등가성을 나타내는 아인슈타인의 가장 유명한 공식을 말했다. 우주 과학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바탕으로 훗날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일하고 싶다고.
오빠와는 달리 희원양의 꿈은 약사이다. 희원양은 “할머니나 엄마가 아플 때 도와주고 싶어서 약사를 꿈꾼다”고 했다. 두 남매의 목표는 이제 설장구와 모듬북, 북춤까지 실력의 반경을 넓혀가며 앞으로도 한국을 계속해서 알리는 것이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