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라크마 ‘한스 리히터 회고전’
▶ 다다이즘·큐비즘 등 큰 영향 교류 작가들 작품 함께 소개 정치활동상 별도 전시회도
20세기 초 미술사의 중심인물로 많은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한스 리히터.
독일 실험영화의 선구자이며 화가였고 전방위 작가였던 한스 리히터(1888~1976)의 대형 회고전(Hans Richter: Encounters)이 LA카운티 뮤지엄 내 레스닉 파빌리온에서 5일 개막됐다.
이와 함께 라크마 아만슨 빌딩 2층에서는 한스 리히터의 바이마르공화국 시절 초기 예술과 정치활동을 보여주는 별도의 전시(Between Art and Politics: Hans Richter’s Germany)가 3월23일부터 열리고 있어 20세기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의 한 사람으로 평가되는 리히터의 예술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명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한스 리히터는 20세기 미술사를 앞서가며 온몸으로 체현한 아티스트로, 모더니즘으로부터 큐비즘, 표현주의, 오토마티즘, 다다이즘, 구조주의, 초현실주의 그리고 아방가르드 영화에 이르기까지 50여년 동안 서양 예술사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당대의 대표적 아티스트들인 만 레이, 마르셀 뒤샹, 카지미르 말레비치, 소피 토이베르 아르프, 페르낭 레제, 바이킹 에겔링, 막스 에른스트, 장 콕토 등과 교류하며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예술 활동을 전개했는데, 제목이 ‘만남들’(Encounters)인 이번 전시에는 리히터의 작품 175점과 함께 그와 교류했던 작가들의 작품 60여점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리히터의 영향권에서 함께 혹은 독자적으로 작업하며 20세기 미술사에 이름과 족적을 남긴 아티스트들의 드로잉, 회화, 조각, 사진, 건축모형, 레디메이드, 부조, 영화들을 종합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당시 유럽과 미국의 예술계 최전방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돌아보기에 좋은 전시로 평가된다.
예술가로서 적극적인 정치참여, 반전, 혁명을 지지했던 그는 1916년 첫 전시회를 가졌으며 1917년부터 영화로 방향을 돌려 이후 전위영화 ‘리듬 21’ ‘리듬 23’ ‘오전의 유령’ 등을 발표하면서 주목을 끌었다. 1940년 미국으로 건너와 1942년부터 뉴욕시립대학 영화연구소장이 되어 장편영화 ‘돈으로 살 수 있는 꿈’ ‘8X8’ ‘다다스코프’ 등 유명한 실험영화들을 만들었다. 저서로 ‘다다이즘 예술과 반예술’(1964) 등이 있다.
‘한스 리히터: 만남들’ 회고전은 9월2일까지 계속된 후 파리의 퐁피두 센터로 갔다가 베를린 마르틴 그로피우스 바우 전시관으로 옮겨 전시된다. ‘예술과 정치 사이: 한스 리히터의 독일시기’는 8월11일까지 열린다.
<정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