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수 합격대학 중 선택 기준
▶ 전공·강의방식·클래스 규모 등 리서치 공·사립 선택 학비에 너무 좌우 안 되게 캠퍼스 문화·주위 분위기도 고려해야
해마다 어김없이 다가오는 합격 통보의 시즌이 되는 이때 쯤에는 12학년 학생들은 좋고 나쁜 대학 소식을 접한다. 어떤 이들에게는 흥분의 나날이겠고 다른 이들에게는 실망의 하루하루가 될 것이다.
자녀를 위해 많은 시간과 지원을 투자해 온 부모들에게는 길고 길었던 여행의 종점 같이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깨달아야 할 것은 이 미국의 참된 교육의 시작은 대학부터라는 것이다. 대학의 결정부터 시작하여 추후의 취직문제 등의 큰 영향을 끼칠 일들이 아직도 수 없이 남았다.
따라서 지금처럼 중요한 시기에 자신에게 맞는 대학을 찾아가는 것이 이제껏 준비해 온 어느 과정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통 아시안 가족들이 대학을 정하는 방법은 합격 통지를 받은 대학을 다 펼쳐놓고 가장 유명한 대학을 뽑는다. 그리고 그 유명한 대학의 기준은 일반인들 사이에 알려진, 흔하게 많이 들어본 이름의 대학을 고르게 되는 것이다.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임에는 틀림없지만 학생에게 최적의 결정이다 라고 볼 수만은 없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스티븐은 간호사 어머니를 보면서 자라오며 언젠가는 꼭 의사가 되겠다는 의지를 자연스레 키우고 있었다. 수재는 아니었지만 최선을 다해 공부했고 그 의지로 의대가 좋은 존스 홉킨스에 입학했을 때의 기분은 날아갈 듯 했다. 미래가 보장된 기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존스 홉킨스에서의 첫 학기부터 자신만큼 혹은 그보다 더 열심인 다른 학생들과 경쟁을 해야 했다. 그 학생들은 의대 진학 공부머리도 더 뛰어난 것 같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노력만으로는 충분치 못하다는 것을 느꼈다.
최고 중에서 또 한 번 최고를 걸러내려는 환경 속에서 스티븐은 경쟁에서 뒤쳐지며 성적은 하락세를 보였다. 졸업이 다가오고 의대에 지원서를 제출할 때에는 가장 중요한 의대 입학 요소 중 하나인 성적이 뒷받침해 주지 못했다. 힘겹게 학과 공부에만 매달리다 보니 연구직 등 이력서도 탄탄치 못했다. 결국 그 해 스티븐은 의대 진학에 실패하였다.
스티븐 같은 경우에는 존스 홉킨스와 이 대학의 극심한 경쟁문화는 의대 지망이라는 큰 그림 안에서 볼 때 잘 된 결정이라고 보기는 쉽지 않다. 그의 꿈을 돕기보다는 오히려 더 해가 된 것이다.
스티븐이 대학 결정을 위해 조금 더 리서치를 했다면 상상 이상의 치열한 경쟁이 자신에게는 안 맞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오히려 그가 자신에게 맞는 다른 학교를 선택했다면 성적도 더 잘 받고 더 뛰어난 학생의 모습을 그릴 수 있었을 것이며 현실에서는 실패를 맛보게 된 의대 진학에도 더 큰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
물론 많은 학생들이 대학 이후 직종을 벌써 결정한 것은 아니니 이렇게 극한 결정은 내리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확실하게 전공을 정했다면 이전 칼럼 시리즈의 전공/직종 시리즈를 참고 바란다. 전공과 관련 직종에 관한 내용, 유명 대학 등이 소개되어 있다). 자신에게 맞는 학교를 찾기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참고하면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
1 제공 학위와 전공
모든 전공이 모든 대학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예를 들어 저널리즘을 공부하고 싶다면 리서치를 통해 어떤 대학들이 전공을 제공하는지 등 각자의 필요와 목표에 따라 대학 리스트를 걸러 나가자.
2 위치와 주변 환경
도시와 전원 중 어떤 모습이 더 좋은가? 부모님과 가까운 곳에 살아야 하는가? 어떤 모습을 선호하든 상관 없지만 위치는 절대로 소소하고 시시한 요소가 아니다. 위치와 환경에 따라 학생에게 제공되는 기회도 다르기 때문이다. NYU에서 비즈니스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것도 당연한 것이다.
3 학생 인구와 수업 사이즈
역시 개인적인 취향을 따라가야겠지만 이 요소 역시 학생의 대학 경험에 큰 영향이 있다. 개인적인 관심과 지도를 지속적으로 필요로 하는 학생이라면 더 작은 수업을 제공하는 작은 학교를 고려해 보자.
특히 UC와 같은 공립대학은 굉장히 큰 학생 수의 수업 규모 때문에 교수의 지도와 관리 지원이 부족하여 소심하거나 적극적이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힘들 수 있다.
4 공립 vs. 사립
대부분의 가족들에게 이 결정은 금전적인 것이다. 하지만 값비싼 학비 때문에 사립을 처음부터 버리지는 말자. 많은 사립들이 아직도 후한 장학금과 지원금으로 학생들의 교육을 돕고 있다. 또한 평균 졸업 소요 햇수도 역시도 생각해야 한다. 아무리 싼 대학도 5년 이상 다녀야 한다면 그 가격도 무시 못한다.
5 학자 지원금과 그 외 지출
학자 지원금을 평가할 때는 그 외 지출 중 가장 큰 기숙사와 식비(room and board)를 고려해야 한다. 학교에서 기숙사가 제공되는지, 캠퍼스 밖에 아파트는 쉽게 구할 수 있는지, 그 가격은 어떻게 되는지 모두 고려해야 한다. 뉴욕시에 있는 학교 학비가 꼭 비싼 것은 아니지만 생활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몇 배로 비싸기 때문에 큰 비용이 될 것이다.
위의 요소들을 제외하고도 학생에게 ‘맞는’ 학교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여러 답이 있을 것이다. 학비와 같이 수량화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말로는 표현 못할 무언가가 있을 수도 있다. 기후도 중요한 요소가 되고 학교 고유의 문화도 중요한 검토 대상이 되어야 한다. 추위를 유난히 타는 학생이 추운 겨울을 가진 지역의 대학에서 버티기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대도시의 분위기에 익숙한 학생이 남부 시골, 덩그마니 대학 캠퍼스 하나 있는 작은 타운에서 4~5년을 보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물론 대학이라는 새로운 단계의 생활을 시작하며 그 정도는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라 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것들이 덜 중요한 요소는 절대로 아니다. 가능하다면 고려하는 대학을 모두 방문해 보고 결정을 내릴 것을 조언하고 싶다.
또한 내 형제, 자매 혹은 친구에게 중요한 요소가 내게는 별 것 아니기도 하고 반면 남에게 별 것 아닌 사항이 내게는 참으로 중요한 일이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하고 남의 기준에 연연하며 솔깃해 하지 말고 진정으로 내게 맞는 학교를 고르는 데에 치중하자.
입학 허가서와 같이 오는 여러 선전, 광고용 팸플릿이나 과장된 묘사의 진실을 단번에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물론 캠퍼스에 그냥 발을 들여놓는 것만으로도 ‘필’이 온다고 하는 학생들도 있다. 결국 그 것도 충분한 이유가 될 수도 있다.
앞으로 몇 년을 생활해야 하는 또 하나의 터전에 대한 결정을 신중히 하기를 바라며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