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뇌물 스캔들에 대한 단상
2013-04-05 (금) 12:00:00
천지훈(사회1팀 기자)
요즘 뉴욕시 정치권이 발칵 뒤집힌 모습이다. 바로 퀸즈 베이사이드를 지역구로 하는 다니엘 홀로란 뉴욕시의원과 말콤 스미스 뉴욕주상원의원 등 정치인 6명이 연루된 ‘뉴욕시장 후보 매수 및 뇌물 수수 사건’이 터졌기 때문이다. 뉴욕 일원의 유력 일간지들은 이번 사건을 ‘최악의 뇌물 스캔들’이라고 평하며 매일같이 대서특필하고 있다. 이 같은 정치인 관련 비리 스캔들이 어제 오늘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번 뇌물 스캔들은 그 ‘죄질의 내용’이 심상치 않다.
특히 FBI의 수사과정에서 홀로란 의원의 입에서 “뉴욕시 정치인들은 돈이면 다 해결된다”는 등의 발언이 나왔다는 것은 이미 정치인들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졌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재확인 시켜주는 일이었다. 홀로란 시의원은 그간 한인들과 가깝게 지내며 한인커뮤니티 행사에도 두루 참석해온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한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충격은 더욱 큰 듯하다. 지난 4일 플러싱에서 불우이웃돕기 기금 행사를 개최했던 한 지역 향우회는 홀로란 의원을 VIP로 초대했다가 이번 사건으로 급히 리스트를 수정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 정치계 부정부패 사건에 만성이 돼 둔감해져 버린 한인들에게 정치인 비리소식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정치 선진국으로 여겨왔던 미국에서, 그것도 한인사회와 친숙한 정치인이 초대형 뇌물비리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당혹감을 감추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만 한 점은 한인과 미국인이 ‘비리 정치인’들을 대하는 방식의 차이다. 홀로란 의원과 스미스 주상원의원은 3일 각각 25만 달러씩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지만 재판에서 유죄로 판정될 경우 최대 45년 형에 처해질 수 있다. 사실상 종신형에 가까운 처벌이다. 물론 재판과정에서 감형이 될 수도 있고, 실제 수감이 되더라도 일정기간 복역 후 가석방이 될 수 도 있다. 하지만 권력형 비리는 철저히 배척하겠다는 미국인의 단호함을 잠시나마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반면, 한국의 경우 매 정권마다 터지는 뇌물 스캔들에 연루된 정치인들은 말 그대로 솜방망이 처벌만 받고 끝나는 사례를 우리는 수없이 지켜봐왔다.
이제 미주한인사회에도 한인 정치인들이 속속 배출되기 시작하며 명실상부 한인 정치인 시대가 문을 열기 시작했다.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 ‘진실되고 청렴한’ 한인 정치인의 탄생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