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학년생들이 정시지원한 대학들로부터 합격, 불합격, 또는 대기자 명단 통보를 받을 날이 다가오고 있다. 입학을 희망하는 대학으로부터 두툼한 합격 통지서를 받을 경우 올 가을 대학 캠퍼스에 입성하기 위해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데 대학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전공 선택이다. 대학에서 전공을 선택하는 것은 자신의 평생 커리어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이다. 대체로 많은 대학 신입생들은 전공을 지정하지 않은‘undeclared’ 상태로 캠퍼스에 입성하며 첫 1~2년 동안 자신의 적성, 성격, 취향 등을 고려해 무엇이 자신에게 맞는지 탐색하는 시간을 가진다. 학생들이 전공을 선택하기 전에 알아두면 유익한 내용을 정리한다.
관심과 보람 느끼는 분야·장래 커리어 등
끊임 없이 자신에게 질문 던져 확신 얻어야
결정 늦으면 졸업 지연·학비증가 감수해야
■ 질문을 던져라
대학에서 어떤 전공을 선택해야 할 지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바람직한 조언은 “질문을 해라” (Just ask questions)로 요약된다.
대학 진학을 앞둔 학생이면 일단 고등학교 카운슬러를 만나 조언을 구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그런 다음 가족이나 선배에게 학창시절 어떤 절차를 거쳐서 전공을 결정했는지 물어본다. 마지막 단계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과거, 현재, 미래와 관련된 다양한 질문들을 던지고 이에 답변하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예로 들 수 있다.
1. 나는 어떤 커리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
2. 어떤 일을 할 때 즐거움 또는 보람을 느끼는가?
3. 개인적인 관심사는 무엇인가?
4. 고등학교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받았거나 가장 좋아했던 과목들은 무엇인가?
5. 만약 커리어 적성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면 어떤 결과를 얻었는가?
6. 특별한 기술이 있다면 무엇인가?
7. 커리어로 연결시키는 것을 고려할만한 취미가 있는가?
8. 대학 졸업 후 살기를 희망하는 지역이 필요로 하는 커리어 분야는?
■ 커리어를 생각하라
대학 졸업 후 꼭 전공분야에서 일을 하라는 법은 없다. 실제로 많은 대학 졸업생들이 전공과는 무관한 분야에 몸담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커리어 대한 확신이 서 있을 경우 전공을 정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소매업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일을 너무 싫어했을 경우 리테일 매니지먼트를 전공 후보 리스트에서 지운다.
그러나 같은 일을 하면서 물건을 진열하는 일을 즐겼다면 대학에서 비주얼 머천다이징 분야를 전공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해봄직하다. 대학에서 선택하는 전공은 졸업 후 취업 때 지원자의 자격요건을 심사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 서두르지 마라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을 주변에서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불경기, 해마다 넘쳐나는 대학 졸업자 등 많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대학 캠퍼스에 발을 들여놓기도 전에 커리어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한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런 이유로 전공을 정하는데 영향을 받을 필요는 없다.
일단 대학에서 여러 종류의 강좌를 수강하며 탐색의 기간을 거친 뒤 대학 3학년이 되기 직전에 전공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 서두르지 않고 어떤 분야가 나에게 어필하는지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라는 얘기다.
하지만 지나치게 시간을 끄는 것은 곤란하다.
전공을 너무 늦게 정하면 졸업이 늦어지고 결국 학사학위를 취득하는데 더 큰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또한 의사, 변호사, 약사 등 학부과정을 마친 후 수년을 더 공부해야 하는 분야로 진출을 희망하면 교육관련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물론 융자를 포함해 얼마든지 재정보조를 받는 것도 가능하지만 어떤 전공을 택하느냐에 따라 공부를 마칠 때 짊어지는 빚의 액수 또한 달라진다.
■ 피해야 할 실수들
교수가 너무 마음에 든다고 무조건 선택?
1. 잘 못하는 분야에서 고르기
일부 학생들은 자신의 재능과 무관한 분야의 전공을 선택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경험과 상식에 입각한 방법은 대부분 A와 B를 받는 분야에서 고르는 것이다.
2. 좋아하지 않는 분야에서 선택하기
일반적으로 대학을 졸업하기 전 전공분야에서 요구하는 10~12개 강의를 들어야 한다. 따라서 가능하면 좋아하는 분야에서 전공을 선택하도록 한다.
3. 교수 한 사람만 보고 정하기
우연히 수강한 클래스의 교수가 너무 마음에 들어 그 교수의 전문분야를 전공으로 선택하는 학생들이 있다. 최소한 5~6명의 교수를 경험하고 나서 어떤 분야를 전공할지 생각해 보자.
4. 무조건 복수전공 하기
그럴 듯하게 들리지만 복수전공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졸업장을 얻기 위해 관심사와 거리가 먼 수많은 강좌를 들어야 하며 이로 인해 많은 시간을 낭비해야 한다. 가능하면 전공은 한 가지만 정하도록 한다.
■ 전공선택 관련 문답
적성 안맞으면 중간에 바꾸는 것 가능
- 어떤 분야를 전공해야 될지 아이디어가 없다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가?
▲그렇다. 대학에 등록하기 전 또는 후에 얼마든지 전공을 결정할 수 있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2학년을 마치기 전 학생들이 전공을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엔지니어링, 디자인 같은 커리어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분야는 많은 강좌들을 순서대로 택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런 분야 전공을 희망할 경우 가능하면 일찍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 전공을 중간에서 바꿀 수 있는가?
▲있다. 각종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에서 최소 한 번은 전공을 바꾼다. 특정 전공분야 명성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진학할 대학을 결정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 변호사나 의사가 되고 싶다면 대학에서 pre-law 또는 pre-med를 전공해야 하는가?
▲대부분의 대학은 pre-law나 premed 전공이 없다. 이는 전공이 아니다. 학생들이 택하면 나중에 해당 대학원 진학에 도움이 되거나 해당 대학원에서 요구하는 준비과정일 뿐이다. 따로 전공분야를 정한 뒤 이 같은 준비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 어떤 전공을 택하면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을 포기한다는 의미인가?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대학에서 택하는 많은 강좌들은 전공분야와는 상관없는 것들이다.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을 택할 수도 있다.
- 나에게 완벽하게 들어맞는 전공분야를 찾을 수가 있을까?
▲웬만한 종합대학에는 수백여개의 전공분야가 있다. 확률적으로 볼 때 최소한 한두 가지 분야는 학생에게 아주 적합한 전공일 것이다. 만약 내가 원하는 전공이 없다면 학생이 직접 전공을 디자인하는 옵션을 주는지 알아볼 것을 권한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