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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은 자녀의 몫… 부모는‘도우미’에 그쳐라

2013-03-0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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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입준비 때 명심할 것들

대학에 입학하는 자녀를 위해 부모가 도와줘야 할 역할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대학입학 사정이 더욱 더 치열해지고 있어 철저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여러 가지 면에서 어려움을 겪기가 십상이다. 또한 대학마다 재정보조는 점차 적어지고 대학을 졸업한다고 취업을 한다는 보장도 없어 무턱대고 대학을 졸업하는 것보다는 과연 졸업 후의 진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도 조언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일생에 한 번 다니는 대학의 선택을 자녀가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갖고 최종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보모는‘도우미’ 역할에 그쳐야지 자녀에 대한 관심이 지나쳐서 원하지도 않는 대학의 선택을 강요할 경우 끝내 자녀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한다.

자녀-카운슬러 좋은 관계 유지해야 양질의 추천서 기대
입학 전 여름은 관심분야 인턴십 등 알차게 보내게 해야

■ 신입생은 4년 계획이 필요하다


자녀가 대학에 갓 입학했을 때 카운슬러를 만나서 4년 안에 대학을 마칠 수 있는 지 점검해 준다. 요즘은 보통 재정문제 등으로 코스가 많이 없어지거나 축소되어 제때에 수강하지 못하면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는데도 5~6년을 걸려서 졸업하기가 십상이다. 시간은 돈이다. 캠퍼스 생활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것이 지나쳐서 가정경제에 부담을 주면 곤란하다. 특히 불경기의 여파로 졸업 후 취
업도 만만치 않아 만약에 학자금 융자비용이 늘어날 경우 이 또한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녀가 졸업 후 취업을 할 것인지 대학원에 진학할 것인지도 미리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 카운슬러와의 관계가 중요하다

대부분의 대학이 카운슬러로부터의 추천서를 요구하고 있다. 당신의 자녀들이 카운슬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냥 이름 정도만 알고 지내는 것이 이 아니라 개인적인 레벨에서도 친숙하게 알고 지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입학사정관은 학생의 추천서에 대해 큰 비중을 두기 때문에 괜히 카운슬러와의 관계를 소홀히 해서 손해를 볼 필요는 없다.

■ 다양한 활동을 유도한다

대학은 그저 평범하고 무난한 학생을 좋아하지 않는다. 여러 방면에 걸쳐서 활동하면서도 특정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이 있는 스페셜 리스트를 선호한다. 또한 리더십이 있는 학생을 좋아한다. 따라서 자녀가 재학 중인 고등학교에 이렇다 할 특별활동 프로그램 등이 없다면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프로그램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대학 측은 리더십을 가진 학생들이 학교의 명예를 높여줄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들이 사회 진출 후 리더가 되어서 학교에 기부도 많이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대학 입학 전의 여름을 슬기롭게 보낸다


대학에 입학허가를 받으면 긴장감이 풀려 허송세월하기 십상이다. 이때 대학 입시 때문에 소홀하기 쉬웠던 자신의 관심분야를 탐색하는 소중한 시간을 마련하다. 즉 자녀들은 대학 입학 전의 여름방학을 본인의 재능과 관심분야를 찾는데 쓰는 것이 좋다.

대학교 레벨의 코스를 수강한다든가 관심이 있는 분야의 프로그램을 수주에 걸쳐 수강한다. 혹은 인턴십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다. 고등학교 교사와 상의해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기관 혹은 대학으로부터 유익한 프로그램에 대해 추천을 받을 수도 있다.

■ 하나 이상의 표준학력 테스트 옵션이 있다.

많은 대학들은 SAT 점수 혹은 ACT 점수를 요구한다. 자녀들이 이 가운데 하나를 공부해서 좋은 점수를 얻도록 하고 가능하면 최소한 한 번 이상은 응시하도록 한다. 자녀들이 더욱 편안하게 응시할수록 더 좋은 점수를 얻게 될 것이다. 대학에 따라서는 학점과 에세이를 볼뿐 표준학력 테스트를 요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 대학의 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대학은 입학은 쉽지만 졸업은 매우 힘들게 되어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균형감 있게 지원할 대학 리스트를 작성한다

자녀와 함께 상의해서 본인에게 학구적, 사회적, 재정적으로 정확하게 맞는 학교를 고를 수 있도록 한다. 학교의 명성에만 치우쳐서 자녀의 학교를 결정하면 앞길을 그르칠 가능성이 있다. 자녀가 학업을 충분히 쫒아갈 수 있는 지도 냉정하게 점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비리그 대학에 간신히 턱걸이해서 입학할 수준이라면 차라리 한 단계 낮은 대학에 들어가서 여유 있게 공부하면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또한 주립대와 사립대, 혹은 공립대학 등 여러 가지 대학을 섞어 이 가운데 재정적으로 부담이 가지 않는 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 입학할 대학에 정통해야 한다

입학사정관들은 학풍에 맞는 학생들을 뽑기를 원한다. 즉 해당 대학의 문화를 소상하게 파악하고 있는 학생을 선호하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특별한 과목이나 교수 등에 대해서 다 파악을 하고 있다면 대학은 이런 학생에게 호감을 갖게 마련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녀가 입학을 고려하는 대학에 재학 중인 고등학교 선배를 접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 캠퍼스 방문이 중요하다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대학을 직접 방문한다. 학교를 직접 방문해 보면 학교에 대해서 더 많이 배울 수 있게 된다. 재학생들도 만나보고 학교의 분위기도 익히는 것이다. 가능하면 가족이 같이 동행해 주면 좋고 자녀가 재학 중인 고등학교의 친구들도 같이 가게 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공식적인 학교 소개 순서에도 참여하고 혼자서도 학교를 거닐어 보는 등 충분히 학교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해본다.

■ 등록금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대학 등록금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데 사실은 입학전형 수수료도 만만찮다.

보통 10개 안팎의 대학에 입학원서를 내게 되는 게 입학 전형서는 물론 대학 방문 비용, SAT 응시료(1회 50달러) 등이 들어간다. 특히 남가주에 있는 자녀가 동부에 있는 학교에 관심이 있다거나 혹은 입학허가를 받아 방문할 경우 4인 가족 기준 4박5일 정도 여행한다고 하면 아무리 안 들어도 항공료, 숙박비용, 자동차 임대 등을 합쳐 3,000~4000달러 정도는 우습게 들어가게 마련이다.

■ 자녀가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지 부모가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입학에 따른 모든 절차에서 부모는 도우미 역할을 하는 것이지 부모가 주도권을 쥐고 진행하면 반드시 자녀가 불행해진다. 인생의 주인은 자녀 자신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음 문을 열어놓고 자녀가 입학하려는 대학에 대해서 들어준다. 자녀가 원하는 대학, 부모가 원하는 대학이 따로 있을 수 있다. 그럴 땐 당연히 자녀가 원하는 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부모가 양보하고 도와줘야 한다.

물론 예외는 있을 수 있다. 요즘처럼 학자금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에서는 재정보조라든가 대학원에 입학할 때 들어갈 학자금 비용 등을 생각해서 학부에서 너무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도록 학자금이 적게 들어가는 대학의 선택을 조언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 선택은 자녀의 몫이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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