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는 피스메이커” 슬그머니 기존 주장 숨겨… ‘마가 수제자’ 밴스는 침묵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로이터]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력히 반대해 온 공화당 강경파 주요 인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공격 무기 지원 결정 이후 자신들의 기존 입장을 바꾸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을 전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으로 돌아선 경우는 많지 않아도, '트럼프가 언제나 옳으며 그를 전적으로 신뢰한다'며 우회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히거나, 이 문제에 대해 아예 침묵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동조하는 인사들이 늘고 있다.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대한 입장 변화가 뚜렷한 공화당 인사 중 한명은 데릭 밴 오든 하원 의원(위스콘신)이다.
그는 지난해 봄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계획에 "우리는 끝없는 전쟁에 빠져들지 말아야 한다"며 맹비난했지만, 지난 14일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발표 뒤엔 "트럼프를 전적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를 '피스 메이커'라고 부른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고. 나는 그를 신뢰한다"는 트럼프에 대한 전적인 지지의 뜻을 밝혔다.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정치인으로 꼽히는 릭 스콧 상원의원(플로리다)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격렬히 반대해왔지만, 이번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결정이 나온 후 "그는 평화를 얻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강경 보수파 모임인 하원 프리덤코커스 소속 트로이 넬스 하원 의원(텍사스)은 우크라이나를 돕는 것을 지지한다면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비용을 지불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선 안 된다는 자신의 입장은 바꾼 것이 아니라는 논리를 폈다.
넬스 의원은 과거에 미국과 멕시코 간 국경 경비 비용 문제를 들며 우크라이나 지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랬던 그도 최근 인터뷰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멈출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며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사실상 지지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극성 지지층인 소위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의 수제자이자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를 가장 거침없이 비난해온 JD 밴스 부통령조차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공격 무기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하는 동안 조용히 트럼프 옆에 있었다고 NYT는 지적했다.
물론 우크라이나 지원을 반대해온 모든 공화당 인사들이 자신들의 기존 입장을 숨기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인 '충성파'로 꼽히는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지아)의 경우 이번 결정이 미국의 전쟁 개입을 끝내겠다는 공약에 따라 공화당에 투표한 유권자에 대한 배신이라며 강한 어조로 성토했다
그린 의원은 "이것이 내 지역구에 약속한 것이고 모두가 투표한 이유"라며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이 잘못됐다는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