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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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조지 휼렛고교 12학년 윌리엄 길 군

2013-01-1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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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바마 대통령 앞 연구 발표해요

▶ 팀 리더로 종양 억제 단백질 연구 지멘스 1등 영예

지난해 롱아일랜드의 한인 고교생이 주축이 된 팀이 지멘스 수학·과학·기술경시대회에서 1등을 차지해 한인사회를 놀라게 했다. 팀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이 대회를 우승으로 이끈 윌리엄 길(사진·18, 한국명 병일)군은 현재 조지 휼렛 고등학교 졸업반으로 이번 대회 우승으로 10만달러의 상금은 물론 장학생으로 존스홉킨스대학에 들어간다.

길군은 어릴 때부터 주변 현상에 호기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는 "또래 친구들이 만화를 볼 때 저는 내셔널 지오그래피와 같은 다큐멘터리를 즐겨 봤다"며 "바다속 생물체부터 우주의 행성들까지 다양한 분야에 늘 궁금증을 가지고 책과 인터넷을 통해 해답을 찾았다"고 말했다.

지멘스 대회에서는 앨런 신군과 제레미 아펠바움군과 한팀을 이뤄 3년간 매달린 종양 억제 단백질(COP1) 연구로 1등의 영예를 안았다. 이 연구는 인간의 암과 양치식물인 ‘세라톱테리스 리차디’ 사이의 연관성을 가지는 단백질 COP1에 관한 것이다. 그는 "기존 COP1에 대한 분자와 세포 단계의 연구가 부족했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COP1의 상호작용 원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길군은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살려 존스홉킨스대에서 4년간 생물공학인 바이오메디컬엔지니어링(BME)을 공부하게 된다. BME는 공학 분야의 생체 시스템의 원리와 응용 기술들을 연구하는 의공학의 하나다. 길군은 "인공생물학, 합성생물학 등 새로운 생물학 분야를 공부하고 싶었다"며 "BME를 공부해 병을 고칠 수 있는 의약품을 연구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과학에 두각을 나타낸 길군은 2010년 스토니브룩대에서 열린 단백질모형대회에서 전체 2위, 최고의 모형상을 받기도 했다. 길군은 과학 외에도 스포츠,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다. 중학교 시절부터 사물놀이와 취타대 활동을 하면서 한국 음악을 접했다. 그는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 문화에 대해 잘 몰랐는데 국악을 배우면서 한국의 전통과 정서 등을 체험할 수 있었다"며 "장구와 북 연주가 특히 신난다"고 말했다.

골프와 펜싱 등 운동 역시 길군이 한창 빠져있는 취미생활이다. 그는 "어릴 대부터 취미로 골프를 배웠는데 운동 뿐 아니라 골프를 치는 동안 내 스스로 차분해지고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펜싱 역시 내 몸과 마음에 건강을 주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2011년에는 고등학교 펜싱팀에서 최고의 선수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최고선수상(Rookie of the year)’을 받기도 했다. 길군은 지멘스 대상 수상자로 오는 15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팀원들과 함께 개장벨을 울린다. 2월에는 백악관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앞에서 자신의 연구 결과를 직접 발표하는 영광도 얻었다.

길군은 "올 9월 대학에 입학하면 처음으로 가족, 친구들과 떨어지게 돼 서운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에 흥분된다"며 "학과 공부 뿐 아니라 펜싱팀, 체스팀 등 다양한 클럽 활동으로 멋진 대학생활을 보내고 싶다"며 설레임을 감추지 못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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