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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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L.I. 스미스타운 고등학교 12학년 주디 김 양

2013-01-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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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격한 자기관리가 고득점 비결”

9학년때 딱 한 과목에서 받았던 B+를 제외하곤 단 한번도 A를 놓친 적이 없다는 주디 김(사진·18)양. 그녀에게 학점 4.0만점에 3.99를 받을 수 있던 비결을 묻자 환한 웃음과 함께 이런 대답이 튀어나왔다.

“제가 너드(Nerd)라서 그래요.”
너드의 사전적 의미는 ‘한 분야에만 너무 몰두하는 괴짜 학생’, ‘사회성이 떨어지는 공부벌레’ 등이다. 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 등 미디어에서도 너드는 항상 큰 뿔테 안경을 쓰고, 독서를 즐기며, 최신 유행 문화를 따라갈 줄 모르는 캐릭터로 그려지기 십상이다.

그래서 자신을 너드라고 하는 건, 충분히 스스로를 폄하한다고 느낄만한 발언이었다. 하지만 김양은 이런 우려에 대해 “너드는 그렇게 나쁜 게 아니다”며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내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학생이니까 학생의 본분에 맞게 생활해야 하지 않겠냐는 말도 덧붙였다.
롱아일랜드 스미스타운 고등학교 12학년에 재학 중인 김양의 이 같은 발언에는 자신감과 당당함이 묻어 있었다. 또 너드라는 좋은 삶의 방식을 통해 높은 성적과 함께 학교에서 인정을 받았고, 그래서 이번 대학입시 때 카네기멜론과 코넬 등 우수한 대학에 입학원서까지 넣지 않았느냐는 말을 했다.


쉽게 말해서 너드가 되어 보니 실보다는 득이 많았다는 설명이었다. 이렇게 김양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대부분 지금껏 너드라는 것에 갖고 있던 선입견을 많은 부분 지운다고 한다. 그렇다면 정확히 ‘너드’적인 학교·학업 생활은 어떤 것일까? 김양은 이 방법을 다섯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김양은 제일 먼저 진정한 너드가 되기 위해 ‘규칙적인 생활’을 하라고 조언했다. 김양이 매일 잠에 드는 시간은 밤 11시, 기상은 오전 6시에 한다. 이 규칙은 수년 째 어긴 적이 없다. 그 이유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학교생활을 이어가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기초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 방법은 ‘적절한 휴식을 취하라는 것’. 김양은 요즘에도 몸에 무리가 왔다거나, 피로할 때 음악을 연주하며 잠시 쉬어가는 여유를 찾는다. 이렇게 쉴 줄 아는 사람이 더 멀리, 또 더 오래갈 수 있다고 김양은 설명했다. 반면 휴식을 너무 아끼면 체력저하 등으로 자칫 더 큰 것을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셋째는 ‘학교 선생님 혹은 학교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도움을 적절히 받으라는 것’, 넷째는 ‘수업시간에 집중하라’는 조언이었다.

하지만 김양이 가장 많이 강조한 마지막 방법은 다름 아닌 ‘위의 네 가지 방법을 잘 지키라는 것’이었다. 지금의 너드적인 삶을 10년 전인 2002년부터 시작해왔다는 김양은 “이런 규칙과 방법들을 늘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고 살아왔던 게 좋은 학업생활을 만들어 가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몸에 배일 정도로 완전한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어쩌면 제일 이른 때”라며 “나이가 많은 학생일지라도 하루빨리 이들 좋은 습관을 갖추도록 노력하라”고 덧붙였다.

“고등학교라는 곳은 어쩌면 인생을 예비하는데 매우 중요한 곳이잖아요. 그래서 이 때 만큼은 너드가 되어서라도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후회요? 전혀 안 해요.” <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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