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고장*청첩장 받기 부담되네”

2012-12-18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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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도 어려운데 서민들 고민늘어

▶ 결혼*돌 등 경조사 지출에 가계부담

“경기가 안 좋아서 살림은 빠듯한데 청첩장을 연달아 받거나 부고가 계속 이어지면 솔직히 부담되고 고민이 앞섭니다.”

한인 업체에 근무하는 샐러리맨 박모(39)씨는 “연말 들어 친지나 주변에서 보내오는 결혼 청첩장이 늘어나 부담감이 적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중순 후배 결혼에도 축의금을 냈던 박씨는 이달 말과 다음 달 중순에도 지인들의 결혼식과 약혼식이 연달아 잡혀 있어 안 갈수도 없고 고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직장 동료 사이에 경조사만은 모른 척 할 수가 없는데 경조사 청첩장을 연달아 받을 때면 솔직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고 친척 결혼식도 축의금을 거를 수 없다”며 “한 푼이 아쉬운 판에 경조사까지 밀려들어 이달은 지난달 보다 적자폭이 더 커질 것 같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산호세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모(52)씨도 이달 들어서만 청첩장 1장과 부고장 1장을 받았다. 여기에 막내 동생의 아기 돌잔치까지 합치면 이번달 지출이 400-500달러에 달한다.

그는 “장사하는 입장으로 경기가 좋을 때는 문제가 안됐지만 요즘 같은 불경기에 들어오는 돈은 적다보니 경조사 지출 비용이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며 “결혼식이면 당연히 축하부터 해줘야 하는 데, 여유 있는 사람들은 이런 기분 모를 거”라며 고개를 떨구었다.

더구나 12월은 일반 단체들은 물론 동문회, 향우회 등 친목모임들의 연말행사까지 봇물을 이루면서 행사 회비에, 협조금 요청까지 잇따르고 있다.

이모(47)씨는 “이번 달에는 행사에 참석해 달라는 편지가 4-5장에 달한다”며 “주머니 사정에는 한계가 있는데 지역 사회라 서로 다 알다보니 어디는 가고 어디는 안 갈수도 없어서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모(58)씨는 “경조사에 100달러씩 냈었는데 지난 여름부터 눈 딱감고 50달러로 통일했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집안의 경조사를 알리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달 말 아들의 돌잔치를 앞두고 있는 이모(33)씨는 “요즘 같은 때는 친지들이나 친구들에게 돌잔치를 알리는 게 부담스럽다”며 “그렇다고 평생 한번밖에 없는 아기의 돌찬지를 안 할 수는 없고 해서 집안 식구와 친한 친구 가족만 초대해 조촐하게 식당에서 치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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