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고 한기석씨의 참변 충격적이다

2012-12-06 (목) 12:00:00
크게 작게
전철역 승강장서 말다툼 끝에 떠밀려 전동차에 치어 비명횡사한 한인 한기석씨 사건은 연말을 맞은 한인사회에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숨진 한씨가 우리와 마찬가지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이국땅에서 힘들게 살다가 졸지에 어이없는 변을 당했기 때문이다. 뉴욕에는 매일 전철을 이용하며 생활하고 있는 한인이 많다는 점에서도 그의 참변소식은 남의 일 같지 않다.

수사결과 한씨는 당일 정신병력이 있는 30대 흑인 용의자에 의해 변을 당한 후 즉시 병원으로 옳겨졌지만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이민의 삶을 안타깝게 마감했다.

영사관에 여권갱신을 하기위해 나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한씨는 1977년 유학 와 한때 세탁소를 운영, 살림이 넉넉한 때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비즈니스가 안돼 7년정도 실직상태에서 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부인도 하반신 마비로 거동이 불편했던 점으로 보아 한씨가 최근 재정적으로는 물론, 심리적으로도 심한 스트레스와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지 않았나 모르겠다. 참변 직전까지 그가 겪고 있던 힘든 이민생활이 더욱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사건의 원인은 현재 시경이 가해용의자를 검거했고 적극적인 수사를 펼치고 있는 만큼 곧 드러날 것이다. 우려가 되는 것은 이런 사건이 또 일어날까 두렵다는 점이다. 뉴욕에는 언어와 문화가 다른 인종들이 우리와 함께 살고 있다. 자칫하면 마찰이나 충돌로 인해 한순간에 변을 얼마든지 당할 수 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아쉬운 점은 사건 당시 현장에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한씨가 전철역 선로 아래로 떨어졌을 때 사람들이 적극 나서 그를 구할 수는 없었을까. 구조시도조차 없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놀랍다.

특히 인간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는 순간을 찍은 사진을 보면서 사람을 먼저 구하는 것이 순서가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이 앞선다.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우리는 졸지에 가장을 잃은 유가족을 위로하고 돕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