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 오페라의 카르멘 공연에서 돈호세로 노래한 이용훈(왼쪽 네 번째)이 지난 2일 공연을 마친 후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에 인사하고 있다.
매우 드라마틱한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에서 테너 이용훈의 돈 호세는 빛났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새 시즌 작품 ‘카르멘’에서 이용훈은 불같은 성격을 지닌 아름답고 유혹적인 집시 여인, 카르멘을 사랑하는 상등병 돈 호세를 맡아 애절한 목소리와 연기로 여성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에서 지난달 28일부터 공연중인 카르멘에서 이용훈은 큰 키에 짙은 눈썹의 뚜렷한 인상과 함께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면서까지 사랑한 카르멘에게서 배신당한 후 애절하면서도 간절하게 매달리는 돈 호세의 모습을 미성에 가까운 아름답고도 파워풀한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고뇌하는 연기로 보여주며 여성 관객들을 숨죽이게 한다.
공연 둘째 날인 2일에도 메트 오페라 하우스를 가득 메운 관객들은 4막의 오페라가 끝난 후 무대에 등장한 그에게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관객 대부분은 미국인 관객들이었다.
타이틀 롤을 맡은 ‘카르멘’ 역의 메조소프라노 아니타 라크벨리쉬빌리의 무대를 압도하는 폭발적인 성량의 목소리와 카리스마도 놓칠 수 없다. 막이 오르며 연주되는 ‘투우사의 노래’와 ‘세비야 성벽 근처에’와 ‘그건 당신? 그건 나!’ 등 돈호세와 카르멘의 이중창, 유혹하는 카르멘의 ‘하바네라’, 어린이 합창단의 합창, ‘수비 임무를 하러 가며‘ 등 우리 귀에 너무도 친숙한 곡들이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하고 실제 광장과 투우장, 산속 은신처를 연상시키는 무대 장치도 볼거리를 제공하며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이용훈이 돈 호세로 나오는 카르멘 공연은 이달 18일까지 이어 진다. www.metopera.org
<김진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