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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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아픔 생생히 전하고파”

2012-09-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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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영애씨 밀착취재 나선 다큐감독 지망생 박서종 씨

"남한과 북한의 이데올로기가 만들어낸 비극적 역사의 제물로 희생되고 있는 탈북자 이야기를 생생히 전달하고 싶다"는 다큐멘터리 감독 지망생 박서종(30·사진)씨.

박씨는 유엔 총회가 개최된 18일 ‘북한 인권결의안’ 채택을 촉구하는 마영애 탈북자선교회 대표의 모습을 담고자 맨하탄 유엔 북한대표부 건물 앞으로 카메라를 어깨에 짊어지고 나왔다.

한국에서 ‘국사학’을 전공했던 박씨는 졸업 후 방송국 외주제작사에서 근무하던 중 문득 역사의 진실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겠다는 결심을 하고 무작정 유학을 떠나왔다. 박씨는 현재 맨하탄의 뉴욕필름아카데미에서 다큐멘터리 연출과정을 수학하며 졸업을 앞두고 있다.


“평소 사회와 국가로부터 소외된 개인의 인권에 관심을 가져왔다”는 박씨는 사회적으로 버림받은 ‘노숙자’의 모습을 조명하려고 로스앤젤레스 지역을 찾아 수개월간 밀착취재를 하기도 했다.

박씨는 “졸업작품 주제를 찾던 중 우연히 마영애 대표와 아버지를 잃고 뒤늦게 북한을 탈출한 아들 최효성군의 기사를 읽게 됐다”며 “‘분단국가’의 역사가 낳은 이 무자비한 시대적 아픔을 한낮 가냘픈 탈북자 모자가 온전히 감내하고 있다는 생각에 주저없이 카메라를 꺼내들었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한 배경을 밝혔다.

올해 12월까지 마 대표 모자를 계속 밀착 취재할 예정이라는 박씨는 “탈북자들은 남북 어느 측에서도 보호받지 못하는 존재임을 깨달았다”며 “이들을 곁에서 지켜본다면 북한 인권결의안은 반드시 채택돼야만 한다고 느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씨는 “사실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산다는 것이 쉬운 길이 아님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시대의 진실을 온전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는 것이 진정 가치 있음을 매일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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