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의 양심으로 북한 자유 외쳐라”
2012-07-11 (수) 12:00:00
한인들이 10일 백악관 앞 라파옛 공원에서 북한 동족이 당하고 있는 참상을 고발하는 시위를 벌였다.
중국을 떠도는 탈북자, 북한 내 크리스천,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 등을 위해 매년 여름 워싱턴에서 ‘횃불대회’를 열고 있는 KCC(미주한인교회연합)는 이날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하면서도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지금까지 너무 오래 우리가 침묵해왔다”며 “죽음으로 내몰리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양심 있는 사람들은 외쳐야한다”고 역설했다. 숄티 대표는 또 “중국이 경제적인 이유를 대며 탈북자들을 계속 강제 북송시키는 기만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며 중국 정부가 정책을 속히 전환하기를 촉구했다.
북한 내 정치범 수용소에서 태어나 자란 뒤 탈출한 신동혁 씨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신 씨는 “인턴 학생 등 지금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운을 뗀 뒤 “나도 그랬던 것처럼 북한 주민들은 민주주의가 뭔지, 인권이 뭔지도 모르고 살다가 죽는다”고 말했다. 신 씨는 “그러나 나는 북한을 탈출한 뒤 희망을 찾았고 자유를 누리고 있다”며 “하지만 난 단지 동족의 고통을 전해줄 뿐 여러분들이 희망이 돼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범 수용소에서 태어나 22년간 생활한 신 씨의 삶은 최근 워싱턴 포스트 기자가 ‘escape from camp 14(캠프 14으로부터의 탈출)’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나와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LA 등 미 전역에서 모인 청소년 및 대학생 인턴이 주축이 된 시위대는 공원 집회가 끝난 뒤 백악관 앞 광장을 행진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수잔 숄티 회장의 선창에 맞춰 “탈북자 북송을 중단하라, 정치범 수용소를 폐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오바마 대통령에게 북한 주민들의 소리 없는 외침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시위에서는 인권운동가 린다 다이, 샘 김 KCC사무총장의 연설도 있었으며 솔로이스트 최정원 씨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를 때는 주위를 지나던 관광객들이 모여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이후 KCC는 중국대사관으로 자리를 옮겨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와 탈북자 강제 북송 중단을 촉구했다.
11일에는 국회의사당 서편 잔디밭에서 연방 상하원들을 초청한 가운데 대규모 시위가 다시 열릴 예정이며 청소년들은 의원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탈북고아입양법안 통과와 북한인권법안에 따른 탈북자 미 망명 허용 확대를 요청하는 로비를 벌인다.<이병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