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기 대신 천장에서 물이 흐르는 스피커 내장형 샤워부스, 움직임 감지 센서와 스마트폰 거치대가 장착된 용변기, TV 모니터가 달린 세면대 캐비넷, 음악의 리듬에 맞춰 흔들리는 욕조에 몸을 담근 채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는 일 등 한 때 상상 속에서나 등장하던 첨단 화장실이 현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5월 전미주택건축업자연합(NAHB)과 ‘Better Homes and Gardens’ 잡지의 조사 결과 최근 리모델링의 대세는 화장실이다. 부엌 리모델링을 선호했던 소비자들은 25%에 그친 반면, 화장실 리모델링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2년새 17%가 늘어난 31%에 달했다. 이 같은 변화는 멀티미디어 및 모바일 기기의 성장과 궤를 같이한다. 마케팅회사인 ‘11Mark’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5%가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사용한 적이 있다.
전통적으로 단절된 공간으로 인식되던 화장실이 소비자의 생활양식의 변화로 연결된 공간으로 탈바꿈 한 것. 엄청나게 비쌀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일 뿐이다. 많지 않은 비용으로도 새 집으로 이사온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스팀샤워의 물 온도 및 시간 조절이 가능한 제어기
스티미스트(Steamist)의 TSC-250모델은 샤워부스 안에 설치가 가능한 제어기로, 15.5℃~51.6℃ 사이에서 물온도조절이 가능하며, 최대 60분까지 타이머 설정이 가능하다. 가격은 420~476달러 선.
▲샤워 부스나 욕조에 설치 가능한 스피커
샤워를 하면서 음악을 듣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 번쯤 해본 것이다. 코러(Kohler)사의 K-8033는 2*4인치 크기의 벽면에 장착이 가능하며, 어떤 오디오 시스템과도 연결할 수 있다. 가격은 257~372달러로 스피커 두 개를 같이 설치해야 한다. 유사한 제품으로는 미스터 스팀(Mr.steam)사의 MSSpeakers가 있으며, 가격은 175달러로 부담이 없다.
▲세면대 캐비넷에 장착된 TV 및 스피커
크기는 수도꼭지보다 조금 더 큰 수준으로, 보통 세면대 위쪽에 설치하는 약품 및 세면도구 보관용 캐비넷에 설치한다. 로번(Robern)의 M시리즈 TViD모델이 대표적이다. 가격은 2,200달러 정도다.
▲움직임 센서와 스마트폰 거치대 달린 용변기
사람들이 변기에 앉아 이것저것 하는 일이 많은데서 아이디어가 나왔다. Ipoo라는 우스꽝스런 별명도 가지고 있는 코러의 K-3900. 모션 센서, 비데, 가열 좌석, 스피커, 스마트폰 거치대, 라디오 및 MP3청취 가능한 이어폰 소트 등의 기능이 포함돼 있다. 원래 가격은 6.390달러로 비싸지만, 할인 행사를 진행중인 faucetdirect.com에서는 30%할인된 가격인 4,463달러에 구매가 가능하다.
▲진화하는 욕조
욕조는 기능과 설치형태에 따라 다양하게 종류가 나뉜다. 기능에 따라 욕조내 설치된 구멍에서 기포가 올라오는 에어텁, 강력한 수압으로 마사지효과를 누릴 수 있는 워터풀텁, 그리고 에어텁과 워터풀텁의 혼합형 등으로 나뉘며, 형태에 따라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그릇형, 욕조 턱이 없는 언더마운트형, 공간활용을 위해 구석에 설치되는 코너형,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해 개폐형 문이 설치된 워크-인형 등 다양하다. 가격은 400달러부터 5,000달러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천양지차. 재미있는 기능을 탑재한 욕조도 있다. 듀라빗(Duravit)에서 만든 진동욕조 Onto는 마치 오토바이를 탄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한다.
가격범위는 욕조의 크기와 설치장소에 따라 1,500~5,600달러 선이다. 코러사의 Underscore Cube진동욕조는 내장스피커를 옵션으로 선택가능하며, 가격은 1,300~5,400달러 정도다. 3,000달러 대 제품이 인기가 있다.MTI도 동종제품을 만들고 있다.
▲기능과 디자인 결합된 샤워 부스(Cabin)
공간의 제약으로 욕조를 설치하기 어려운 소비자들을 위한 샤워부스도 인기다. 드림라인(Dream Line)에서는 샤워기에 내장된 조명의 색깔을 선택할 수 있어 마치 물 색깔이 달라지는 것 같은 착시효과를 느낄 수 있다. 만화에서나 봄직한 캡슐형 샤워부스, 수압조절이 가능하고 발 맛사지를 해주는 부스, 샤워기 대신 천장에서 물이 흘러나오는 부스 등 좁은 공간에 설치할 부스는 예술과 기능 양 방면에서 진화했다. 가격은 2,000달러에서 7,000달러로 비싼 편이다.
한편 NAHB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화장실 리모델링을 원하지만 비용이 부담스러워 고민인 것으로 드러났다. 홈디포에서 20~40달러에 판매되고 있는 미끄럼 방지의자를 화장실에 들여놓는 것만으로도 화장실 리모델링의 절반은 시작한 셈이다. <임종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