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공연 매순간 벅차고 떨려”

2012-05-11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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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레리나 서희

▶ 군무 무용수에서 주역 발탁된 ABT 최초 한국인 솔리스트

“공연 매순간 벅차고 떨려”

로미오와 줄리엣의 서희. <사진=John Grigiatis>

2012 봄 정기공연에서...지젤 등 4개 작품서 주역
<사진=Gene Schiavone>
세계 3대 발레단중 하나인 아메리칸 발레단(ABT)의 한국인 최초 솔리스트 무용수 서희. 14일 링컨센터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에서 개막하는 ABT의 2012 봄 정기공연에서 관객들과 만나기 위해 매일 리허설에 개인연습까지 요즘 잠자고 밥 먹는 시간을 제외 하루 종일 발레연습에 숨 쉴 틈조차 없다. 어떻게 지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얼마 전 버지니아에서 지젤 투어 공연을 마치고 돌아와 이번 정기공연에서 10개 이상의 작업을 소화해야 하기에 쉬지 않고 연습하고 있다”며 “좋은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맹연습중“이라고 말했다.

다소 늦은 나이인 12세 때 발레를 시작했지만 남다른 재능으로 선화예중 재학 중 도미해 워싱턴 키로프 발레 아카데미에 진학했고 2003년 세계적인 발레 대회인 스위스 로잔 콩쿠르에서 4위 입상, 같은 해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에서 시니어 부문 대상을 받은 뒤 독일 존 크랑코 발레학교를 거쳐 2006년 ABT에 입단했다. 그로부터 3년 뒤인 2009년 ABT 코르 드 발레(군무) 무용수로 활동하던 중 ‘로미오와 줄리엣’의 여주인공 줄리엣 역에 발탁되어 그해 7월 첫 주역데뷔 무대를 갖는 행운을 얻었다.군무 무용수가 주역을 차지하기란 ABT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무용수들이 맡은 줄리엣에 발탁되었을 때 발레단 내부에서도 술렁일 정도로 놀라운 일이었지만 당시 지금보다는 어린 나이라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몰랐고 하고 싶은 배역을 맡았다는데 기쁘기만 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계기로 계속해서 주역을 맡았고 2010년에는 독무를 할 수 있는 솔리스트로 승급되는 기회를 얻었다. 솔리스트는 수석무용수와 군무 사이에 위치한 독무가를 의미한다. 올해 ABT의 가장 중요하고 화려한 공연인 봄 정기공연에서 ‘지젤’(5월16일 오후 2시, 지젤 역), ‘라 바야데르’(5월23일 오후 7시30분 니키야 역, 5월26일 오후 8시 감자티 역), ‘오네긴’(6월5일 오후 7시30분, 6월9일 오후 2시, 타티아나 역), ‘로미오와 줄리엣’(6월20일 오후 2시, 줄리엣 역) 등 4개 작품에서 주역을 맡았다.


“드라마 발레인 오네긴은 첫 작품이라 긴장된다”는 그녀는 가장 긴장됐던 작품으로 ‘백조의 호수’중 3인무인 ‘빠드트로와’(Pad de Trois)를 꼽았다. 첫 출연 당시 너무나 긴장해 작은 실수를 했던 기억이 아직도 떠올라 3인무 음악이 나오면 저절로 떨린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작품중 하나인 백조의 호수에서도 3인무로 나온다. 스물여섯의 젊은 나이, 빼어난 발레 체형과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체질까지 이상적인 발레리나의 조건을 갖춘 그녀에게 언제까지 발레를 할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을 하자 ”발레리나의 은퇴 나이를 마흔으로 보지만 마흔 중반까지도 수석무용수로 활약하는 발레리나들이 있다“며 ”공연 매순간 벅차고 떨린 느낌을 즐길 수 있을 때 까지 무용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롤 모델로 영화 ‘백야’에 나왔던 전설적인 남자 무용수이자 에술가로 칭송받는 미하일 바시리니코프를 꼽았다.

<김진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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